[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엔비디아가 월가 대형 금융사들과 손잡고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5000억달러(약 710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선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와 블랙스톤, 블랙록, 브룩필드자산운용, 골드만삭스, KKR 등 미국 주요 금융사들과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50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자금 조달은 5000억달러 규모의 단일 펀드를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금융사가 각기 다른 금융수단을 통해 자금을 공급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향후 전체 조달 규모가 50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AI 경쟁이 격화하면서 데이터센터와 전력, 반도체 등에 투입되는 자금이 천문학적으로 불어나자 테크 기업들의 자금 조달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주식 발행뿐 아니라 투자등급·하이일드 회사채와 사모대출, 자산유동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이 동원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오는 2026~2028년 AI 인프라에 총 3조5000억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짐 젤터 아폴로 사장은 향후 AI 인프라 구축에 8조달러가 넘는 자본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엔비디아 역시 단순히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사의 인프라 투자를 위한 금융 지원까지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오픈AI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구축되는 10기가와트(GW) 규모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용량을 임차할 수 있도록 최대 2500억달러 규모의 보증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 같은 방식은 엔비디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엔비디아가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건설과 컴퓨팅 자금 조달을 지원하면 고객사는 확보한 자금으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하고, 이는 다시 엔비디아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른바 '순환금융'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투자하거나 자금 조달을 지원한 기업들이 다시 엔비디아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면서 자금이 AI 생태계 내부에서 순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순환형 거래가 AI 산업의 실제 수요와 기업가치를 부풀릴 수 있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를 전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SK그룹과의 협력도 확대하면서 양측이 5000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사업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엔비디아의 신용 위험을 경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WSJ이 채권 가격정보업체 솔브(Solve)를 인용한 데 따르면 엔비디아 회사채와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 간 금리 차이는 지난 6월 이후 두 배로 확대돼 약 0.40%포인트에 달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