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길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피지컬 AI 및 로봇 구매 규모를 대폭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정부가 2030년까지 연구용 데이터 팩토리에 휴머노이드 로봇 700대, 사족보행 로봇 등 1000대 이상을 구매해 초기 시장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피지컬 AI 시장 창출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며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정부 규모와 구매 규모를 대폭 확대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춘추관 2층 대브리핑룸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2차 점검회의'에서 이같이 지시했다.
정부가 로봇을 직접 구매해 초기 수요를 만들고, 핵심 부품 연구개발(R&D)과 생산 인프라까지 지원해 국내 피지컬 AI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우선 액추에이터·센서·로봇 손 등 핵심 로봇 부품을 대상으로 한 전용 R&D를 신설한다. 새만금에는 로봇 파운드리를 구축해 스타트업이 로봇 부품을 생산하고 실증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공동 R&D인 '피지컬 AI 얼라이언스'를 통해 독자 기술 기반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고, 전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모두의 AI 공장장'을 보급·확산해 제조업 생산성 혁신도 지원한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확충과 연계한 지원책도 추진한다. 소재·부품·장비 및 솔루션 분야 중소기업의 성능평가와 인증, 실증부터 수출까지 지원하는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AI 데이터센터 관련 장비의 수출 산업화를 위한 핵심 기술 공동개발과 투자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가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키우는 방식으로 피지컬 AI 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들의 로봇 사업에도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사족보행 로봇 '스팟'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아틀라스의 자동차 제조공정 적용을 위한 기술 검증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통해 협동로봇과 휴머노이드 등 로봇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LG전자도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신설하고 로봇과 핵심 부품, 데이터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처럼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이미 휴머노이드와 제조·물류 로봇, 핵심 부품 및 로봇 데이터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공공 수요 확대가 민간의 기술 개발과 실증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봇 전문기업들도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로보티즈 등 로봇 전문기업들이 핵심 로봇 기술과 부품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완제품 구매뿐 아니라 액추에이터·센서·로봇 손 등 핵심 부품 R&D가 확대되면 국내 로봇 공급망 전반으로 수요가 확산될 수 있다.

한편, 이번 정책의 핵심은 정부가 대규모 초기 수요를 만들고 기업이 이를 바탕으로 기술 개발과 실증을 거쳐 양산·수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있다.
정부가 실제로 어느 정도 규모의 구매 수요를 만들어내느냐가 국내 피지컬 AI 산업의 성장 속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기업과 로봇 전문기업들도 제조·AI·부품 등 각자의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어, 정부의 수요 창출이 민간 투자를 촉진하고 국내 피지컬 AI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양길모 기자(dios10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