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테라파워 창업자)이 오는 14일 한국을 찾는다. HD현대와의 회동 가능성도 있어 이번 만남이 HD현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확장의 새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게이츠 이사장은 오는 14일 방한해 한성숙 국무총리와 면담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면담은 게이츠 측이 먼저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당초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총리 면담으로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게이츠 이사장은 총리 예방 이후 HD현대 등 테라파워와 협력 중인 국내 기업 관계자들과 잇달아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 테라파워 프로젝트에서 국내 기업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정 회장과 게이츠 이사장의 협력은 2022년 HD한국조선해양이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양측은 여러 차례 접점을 넓혀왔다.
지난해 3월에는 미국에서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8월 게이츠 이사장의 방한 당시에도 정 회장(당시 수석부회장)과 별도로 만나 SMR 분야 협력을 재확인했다.
당시 정 회장은 "차세대 SMR 기술은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 구현을 위한 핵심 솔루션"이라며 "양사 간 협력은 글로벌 원전 공급망을 구축하고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앞당기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의 SMR 사업은 투자에서 출발해 단계적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2024년 12월 HD현대중공업은 테라파워로부터 나트륨 원자로에 들어갈 원통형 원자로 용기 제작을 수주했다.
원자로 용기는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는 노심을 격납하고 냉각재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핵심 설비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한국형 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진공용기 제작 노하우가 투입됐다.
또 지난 5월 미국에서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공급에 대한 기본 합의서(FA)'를 체결하고 원자로 주기기인 원자로 인클로저 시스템(RES) 핵심 설비를 제작·공급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같은 시기 HD현대는 테라파워, 현대건설과 함께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사업 협력을 위한 3자 업무협약도 체결해 기자재 제조와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결합하기로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실적발표 자리에서도 확인됐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진행된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 5월 테라파워와 SMR 원자로 주기기 핵심 설비 제작 및 공급에 관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며 "이를 통해 테라파워 나트륨 SMR의 원자로 주기기 공급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SMR 기반 추진선에 이어 SMR 발전설비 관련 기술 개발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며 "SMR 발전 모듈을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와 형식의 SMR 발전설비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D현대가 장기적으로 그리는 밑그림은 선박까지 이어진다. HD현대는 2030년까지 선박용 SMR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 선박 동력원으로 쓰일 염화 용융염 원자로(MCFR) 개발도 테라파워와 함께 협력하고 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