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이너스 통장 털어 건넨 1억원"…파주시, 비상식적 돈거래가 남긴 씁쓸한 단면

[기자수첩] "마이너스 통장 털어 건넨 1억원"…파주시, 비상식적 돈거래가 남긴 씁쓸한 단면

[아이뉴스24 김재환 기자] 경기도 파주시 소속 일부 공무원이 관내 민간 단체장에게 총 1억원의 금전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지난달 30일 한 언론 매체의 보도로 밝혀진 가운데, 시 감사관이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사실이 지난 4일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현직 공무원 2 명이 마이너스 통장 대출까지 받아 거액을 전달한 비상식적인 거래 정황과 가짜 건축심의위원 신분을 사칭한 이권 개입 의혹 등 지역 사회를 흔든 공직 기강 해이의 실태를 전반적으로 규명 하기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개인 사이의 돈거래를 넘어, 오직 시민을 위해 정직하게 일해야 할 공무원들이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시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점에서 지역 사회에 깊은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최근 언론 취재에 따르면 파주시청 소속 공무원 A씨 등 2 명은 관내 민간 단체장 B씨에게 각각 5000만원씩 총 1억원의 거액을 건넸다.

이 중 공무원 1 명은 B씨가 회장으로 재직 중인 단체와 직접적으로 업무를 주고받는 부서의 직원으로 확인돼 도덕적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특히 이들은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명의로 마이너스 통장 대출까지 받아 돈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나 의혹을 증폭시킨다.

이는 직무 관련자와의 금전 거래를 엄격히 금지하는 공직자 행동강령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 의혹이 강력히 제기되는 대목이다.

돈을 빌린 B씨는 전세금을 급히 돌려주기 위해 빌린 사적인 거래일 뿐이라며 부정한 청탁이나 이권 개입은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실제 B씨가 돈을 요구할 당시 내세운 핑계가 전세금 반환이 아닌 공공 사업이나 지역 내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주변 목소리가 나오면서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B씨가 평소 고위 공무원과의 두터운 친분을 자랑하며 힘을 행사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더욱이 B씨는 공무원들에게 자신을 시의 공식 건축심의위원이라 소개했으나, 시 조사 결과 이는 완전히 가짜 신분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법률 전문가들은 만약 B씨가 가짜 감투를 쓰고 공무원들을 속여 거액을 빌렸다면 사기나 공무원 자격 사칭 등의 무거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언론 취재 과정에서 시 소통홍보관실 측은 해당 사안이 현재 감사관에서 조사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시 감사관 조사팀 관계자 역시 돈을 제공한 공무원을 대상으로 공정거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돈을 빌려 간 B씨는 민간인 신분이어서 시 감사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이에 따라 감사 부서의 조사와는 별개로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한층 더 세밀한 사실관계 규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지역 여론은 이번 일이 단순히 몇몇 공무원의 개인적인 실수라기보다 조직 내부에 여전히 남아 있는 줄 세우기와 눈치 보기 문화가 원인이라고 꼬집는다.

새로운 시정이 들어섰음에도 안팎에서 편을 가르는 가벼운 유언비어가 나돌고, 특정 인맥에 줄을 대려는 헛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직의 중심과 질서가 무너지면 결국 그 피해는 온전히 파주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공무원들이 바라보고 행동해야 할 유일한 대상은 과거의 권력이나 힘 있는 실세가 아니라, 오직 파주시민과 지역의 미래여야 한다.

파주시장은 새로운 변화의 시작점인 취임 초기에 일어난 이번 논란을 빠르게 정리하고 조직의 투명성을 다시 잡아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게 됐다.

잘못된 관행을 확실하게 끊어내는 단호한 결단과 마음을 담은 쇄신만이 시민들의 차갑게 식은 신뢰를 다시 돌려받는 유일한 지름길이다.

/파주=김재환 기자(kj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