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운영 방향과 관련한 잇따른 내부 갈등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징계 대상에 오른 현역 의원들까지 윤리위 운영의 공정성과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윤리위가 당 기강 확립이라는 본래 역할보다 당내 갈등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리위는 일단 오는 7일 전체회의를 다시 열어 의원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윤리위 결정으로 징계 절차가 개시된 현역 의원 3명(조경태·진종오·권영진) 가운데 한 명인 조경태 의원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민우 중앙윤리위원장의 즉각 사퇴와 윤리위의 '외부 소통'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당무감사위원회 가동을 촉구했다.
조 의원은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서로를 불신하고, 윤리위원들이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조직이 과연 누구를 심판할 자격이 있느냐"며 "재판관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재판 결과를 어느 국민이 승복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조 의원은 지난달 국회부의장 선출을 앞두고 여야 의원들에게 당시 경쟁 후보였던 박덕흠 국회부의장의 낙선을 요청했다는 이유로 윤리위의 징계 절차에 회부됐다.
그는 윤리위가 친장동혁계 성향을 띠는 윤 위원장 주도로 장 대표 입맛에 맞게 독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7일까지 5인 체제였던 윤리위는 전체회의에서 윤 위원장을 포함한 윤리위원 3인의 결정만으로 현역 의원 3명에 대한 징계 개시를 의결했다. 당시 우종환 부위원장과 황경성 윤리위원은 윤 위원장의 독선적인 운영 방식에 반발하며 회의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우 부위원장과 황 윤리위원은 윤 위원장을 공개 비판해 왔다. 지도부는 지난달 3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윤리위원 2명을 추가 임명해 7인 체제를 복원했지만, 이후에도 윤리위 내부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윤 위원장은 7인 체제 복원 직후 위원들에게 "회의 내용을 외부에 유출하지 말라"며 비밀 유지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 부위원장과 황 윤리위원은 지난 3일 공동 성명을 내고 오히려 윤 위원장이 비밀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윤 위원장이 그동안 윤리위 회의 과정에서 징계 대상자 명단과 징계 내용을 외부인과 공유해 왔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윤리위는 오는 7일 전체회의를 열어 조경태·진종오·권영진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회의에 불참했던 우 부위원장도 이번 회의에는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윤 위원장의 독단적 위원회 운영 등 윤리위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윤리위가 징계를 의결할 경우 비당권파 의원들이 결과를 그대로 수용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앞서 배현진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제기했던 가처분 신청 사례처럼 당내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 의원은 이날 "윤리위에서 소명 요구가 오면 윤 위원장의 비밀 유지 의무 위반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따져 물을 것"이라며 윤 위원장이 소통한 외부 인사가 장 대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하루 빨리 당무감사위가 가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당 중앙윤리위 규정 제 3조 1항은 윤리위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윤리위 행태는 이 같은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자신에 대한 징계는) 편파적 징계이자 정치적 숙청"이라고 했다.
반면 지도부는 윤리위 활동이 당대표·지도부와 무관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관련 논란을 일축하는 모습이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독립 기구의 일이고 지도부 차원에서 따로 논할 바가 아니다"라고 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