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운동이 뇌 건강과 기억력 유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를 매개하는 분자 수준의 상세한 작동원리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국내 연구팀이 분자 수준에서 ‘운동=뇌 건강’이란 명제를 증명했다.
한호재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팀이 운동이 뇌 노화를 막는 분자 원리를 알아냈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운동을 통해 체내에서 분비가 촉진되는 생리 활성 마이오카인(Myokine)인 ‘Apelin-13’이 뇌 신경 세포의 노화 신호를 차단하고 인지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세부 경로를 알아냈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운동의 이점을 재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세포 내 청소 시스템인 자가포식(Autophagy)을 복원함으로써 뇌 노화의 핵심 원인을 뿌리 뽑는 분자적 작동원리를 찾아낸 것이다.
나이가 들거나 스트레스받은 뇌 신경 세포는 단순히 기능이 떨어지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염증성 사이토카인(IL-1β, IL-6, IL-8 등)으로 구성된 노화 관련 분비인자(SASPs)를 분비한다. 주변의 건강한 정상세포까지 노화시키는 ‘노화 연쇄 반응(Paracrine Senescence)’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갈락토스(D-galactose)로 뇌 노화를 유도한 환경에서 GATA4 단백질이 축적돼 SASPs 분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킨다는 점을 확인했다. 운동 후 분비되는 Apelin-13은 세포 내 쓰레기 처리장인 자가포식(Autophagy) 시스템을 재가동시킴으로써 축적된 GATA4를 분해·제거했다. 노화 신호가 주변 신경 세포로 확산되는 연쇄 고리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 예방은 물론 운동할 수 없는 환자를 위한 ‘운동 효과 모방(Exercise-mimetics) 치료제’ 개발에 결정적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의 뇌 노화 치료법의 전환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의 뇌 노화 치료접근법(세놀리틱, Senolytic)은 노화된 세포 자체를 사멸시키는 방식이 많았다. 재생 능력이 극히 제한된 뇌 신경 세포를 사멸시킬 경우 뇌 손상을 초래할 위험이 있었다.
연구팀은 노화된 신경 세포를 죽이지 않고 자가포식과 리소좀 기능을 정상 회복시켜 건강한 상태로 돌려놓는 ‘세노모픽(Senomorphic)’ 제어전략을 제시했다. 특허를 출원했다.
동물과 인간 줄기세포 모델에서 구체적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