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와의 회담에서 전략 분야 투자나 방위비 증액 등으로 늘어날 국채를 필요시 매입해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지지통신이 5일 보도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5월 22일 총리 관저에서 우에다 총재를 만나 장기 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일본은행이 국채를 매입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내각의 정책 방향을 이해하고 적절한 금융 정책을 실행해달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40년도까지 17개 전략 분야에 총 370조엔(약 3352조원)이 넘는 규모의 민관 투자를 유도하고 방위비를 늘리는 등 적극적인 재정·산업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채 발행 부담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 장기 금리가 상승하고 물가 불안이나 엔화 약세 압력이 심해질 수 있어,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 한 목적으로 보인다.
지지통신은 현직 총리가 통화정책의 구체적인 수단을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다카이치 총리의 만남이 일본은행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다.
우에다 총재는 다카이치 총리의 요구에 대해 시장 반응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무슨 일이 생기면 대응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행은 다카이치 총리와 우에다 총재 회담 약 3주 뒤인 지난 6월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0.75% 정도'에서 '1% 정도'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아울러 내년 4월 이후 국채 매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던 조치를 중단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일본은행은 6월 단행한 금리 인상과 국채 매입 축소 중단이 다카이치 총리 회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일본 정부 한 관계자는 "총리 측은 금리 인상을 용인하는 대신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받아들인 듯하다"며 "향후 장기 금리가 상승하면 매입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이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하면서 금리 급등 시 국채 매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후 지금까지 실제로 금리 상승 국면에서 실행한 사례는 없다.
지지통신은 국가 재정 사정에 맞춰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을 늘릴 경우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정부의 재정 적자를 메워주는 '재정 파이낸스(정부 부채의 화폐화)'로 간주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