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보안성 높고 한국어 정확히 파악" [인터뷰]

"SKT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보안성 높고 한국어 정확히 파악" [인터뷰]

온프레미스 기반 민감 제조 데이터 보호…외산 의존·비용 부담도 최소화
10월까지 냉간압연 공정 PoC…2027년 생산라인 적용·2030년 확산 검토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정춘호 KG스틸 기술연구소 선행연구팀장은 SK텔레콤의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기술실증(PoC)에 나선 이유로 한국어 이해력과 온프레미스 구축 역량 등을 꼽았다. 철강 현장에서 사용하는 비정형 용어와 문맥을 외산 AI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민감한 설비·조업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은 채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춘호 KG스틸 기술연구소 선행연구팀장이 지난 4일 SK텔레콤의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기술실증(PoC)과 관련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정 팀장은 지난 4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SK텔레콤 자체 모델인 A.X K2 라이트(Light)는 용량을 줄여 제조업에 특화하기 위한 경량 모델임에도 한국어에 대한 습득이나 질의응답 등에서 충분한 퍼포먼스(성능)를 내고 있다"며 "외산 솔루션을 학습시켜 테스트한 결과, 한국어 맥락을 이해하는 부분에서 큰 성능 차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A.X K2 라이트 기반 모델, KG스틸 냉간압연 공정서 실증

KG스틸은 냉연 강판과 이를 정밀 가공한 표면 처리 강판을 제조·판매하는 국내 철강 기업이다. 이 기업은 SK텔레콤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A.X K2 라이트 기반의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데모 버전에 대한 기술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A.X K2 라이트는 SK텔레콤 독자 AI 파운데이션 2차수 모델 A.X K2를 기반으로 별도 개발된 경량 모델이다.

기술실증 대상은 KG스틸의 당진공장 냉간 압연 공정이다. SK텔레콤이 제작한 데모 버전에 KG스틸의 설비·조업 자료를 연계해 현장 데이터에 대한 답변 정확도와 신뢰성, 작업자 활용성 등을 검증한다. KG스틸이 개선 의견을 전달하면 SK텔레콤이 이를 모델과 서비스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정 팀장은 "표면 처리를 할 때 가장 처음 냉간 압연 공정을 하게 된다. 현재 전체 공정 중 첫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냉간 압연 공정에 대한 PoC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프레미스·한국어 경쟁력…외산 대신 SKT 선택

KG스틸이 SK텔레콤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보안이다. 제조 AI가 생산·설비 시스템과 연결되면 생산지시와 고객 정보, 실시간 조업 데이터 등 핵심 정보까지 다루게 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서버 관리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제조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는 데 따른 보안 위험과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정 팀장은 "클라우드 사업자가 보안에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제조업에서는 실시간 데이터가 저장되는 시스템과 연결돼야 한다"며 "SK텔레콤이 제안한 온프레미스 기반의 제조 특화 모델 구축 방향이 KG스틸의 요구와 잘 맞았다"고 언급했다.

한국어와 철강 현장 용어에 대한 이해력도 주요 선택 요인이다. 제조 현장에는 공식 문서에 담기지 않은 약어와 작업 용어가 많아 일반적인 외산 AI로는 정확한 문맥을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정 팀장은 "철강은 산업의 근간이 되는 기반 산업이라고 생각한다"며 "핵심 AI 기술을 외국 모델에 의존하면 학습 데이터 보안뿐 아니라 장기적인 이용 비용 측면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SK텔레콤이 제조업에 적합하고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국산 AI 생태계와 정부 정책에 동참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KG스틸은 정부의 제조 AI 협력체인 AI 팩토리 'M.AX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있다. 정 팀장은 "제조 AI 도입 담당자로서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와 제조업 AI 전환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춘호 KG스틸 기술연구소 선행연구팀장(왼쪽)이 SK텔레콤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에 대한 기술실증을 진행 중인 모습. [사진=안세준 기자]

설비 제어보다 작업자 지원…2027년 생산라인 적용 검토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는 설비를 직접 제어하기보다 작업자의 판단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설비 이상이나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과거 조치 사례와 대응 방안을 찾아 제시하고 최종 조치는 작업자가 결정한다.

정 팀장은 "과거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결했는지 찾기 위해 폴더를 찾는 대신 AI가 몇 초 안에 관련 내용을 정리해주는 것"이라며 "기계 생산성에 앞서 작업자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PoC는 제한된 내부 자료를 학습한 상태에서 질의응답 성능을 확인하는 초기 단계다. KG스틸은 현장에서 발생한 설비 이상 사례와 조치 자료를 추가로 학습시킨 뒤 AI가 환각 없이 정확한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지 검증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설비 예지보전과 공정값 예측을 수행하는 별도 AI 모델들을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고도화한다.

정 팀장은 "지금 단계는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조치 방법과 현재 상황을 질의응답하는 PoC"라며 "PoC가 끝나면 2027년부터 실제 생산라인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하고, 피지컬 AI와 결합해 2030년부터 전 공장의 지능형 제조 전환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춘호 KG스틸 기술연구소 선행연구팀장은? 공학박사로 KG스틸 기술연구소에서 선행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선행연구팀은 스마트 팩토리와 AI 기술을 개발해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KG스틸은 지난해부터 정부가 추진하는 맥스 얼라이언스(M.AX Alliance) 내에서 전기주석 도금라인의 AI팩토리 선도프로젝트 컨소시엄을 주관하고 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