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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수사에 필요" vs "개인정보 침해"…애플, '데이터 접근권' 놓고 英과 갈등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애플이 암호화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영국 정부의 요구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애플 로고. [사진=A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AFP·로이터,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애플은 사법 당국 등이 이용자의 데이터를 감시할 수 있는 '백도어'(뒷문)를 만들라는 영국 정부의 요구에 대해 수사권재판소(IPT)에 소송을 제기했다.

'백도어'란 정상적인 인증을 사용하지 않고 암호화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일종의 '뒷문' 역할을 하는 도구나 계정을 말한다. 영국 정부는 그간 테러나 아동 성범죄 수사를 위해 이같은 암호화 데이터 접근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영국은 지난해 전 세계 모든 애플 이용자의 암호화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으나, 미국과의 마찰에 직면하자 이를 철회했다. 이후 자국 이용자로 접근 대상을 한정한 기술역량통지서(TCN)을 애플에 발부했고, 애플은 이에 반발해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백도어가 만들어지면 악의적 행위자에 의한 데이터 유출이나 개인정보 침해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애플은 그간 여러 차례 "우리는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백도어나 '만능열쇠'(마스터키)를 만든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절대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성명을 내놓은 바 있다.

애플의 백도어 요구 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에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총기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할 수 있도록 보안 기능을 우회하는 백도어를 제작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애플은 이에 응하지 않고 법적 대응을 벌인 바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공개서한에서 백도어를 "현실 세계에서 식당과 은행, 상점과 주택에 이르기까지 수억 개의 자물쇠를 열 수 있는 만능열쇠나 다름없다"고 표현하며 "만약 악의적인 사람 손에 들어간다면 어떤 아이폰이든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잠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 도구가 단 한 번만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기술은 일단 만들어지면 어떤 기기에서든 몇 번이고 반복해서 사용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