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et 2

현대제철, 2분기 영업이익 577억원…AI·에너지 철강재로 돌파구

봉형강 판매·제품 가격 상승에 실적 개선…데이터센터·원전 소재 공략 강화

[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현대제철이 봉형강 판매 증가와 제품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실적을 끌어올렸다. 하반기에는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차세대 원전 등 AI·에너지 산업에 쓰이는 철강재 공급을 확대해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3일 공시를 통해 2026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1073억원, 영업이익 577억원, 당기순이익 12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 분기보다 6.4% 증가했다. 봉형강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난 데다 주요 철강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영업이익도 개선됐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은 하반기부터 국내 첨단산업 투자가 확대되고 관련 인프라 건설이 본격화하면 건설 경기와 철강 수요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제품 판매량과 수익성도 추가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제철소 신규 투자로 차입금과 부채비율은 일시적으로 늘었다. 현대제철은 대규모 투자에 따른 단기적인 재무 부담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현금 흐름과 투자 효율성을 관리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어려운 철강 업황 속에서도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현대제철은 하반기 수익성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한다. 성장 속도가 빠른 AI·에너지 산업의 핵심 철강 소재 시장을 선점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우선 정부가 최근 발표한 ‘대한민국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연계해 대규모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철강재 수요를 적극적으로 공략한다.

특히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등 AI 산업의 기반 시설에 들어가는 철강 소재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형 건축물과 생산시설에 필요한 형강·철근·후판 등 전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수주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팹 조기 완공과 추가 투자 계획에도 대응한다. 현대제철은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에 필요한 철강재 전 제품 포트폴리오와 국내 최고 수준의 공급 실적을 기반으로 신규 프로젝트 수주에 나설 방침이다.

기존 대형 반도체 생산시설에 제품을 공급하며 확보한 품질·납기 관리 경험을 활용해 향후 이어질 신규 팹 건설과 증설 사업에서도 공급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도 수주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초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을 꾸리고 관련 프로젝트 발굴과 고객사 대응을 강화했다. 그 결과 신규 데이터센터 7곳에 들어갈 철강재를 수주했다.

AI 산업 확대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어나면 전력 공급·변전 설비와 대형 구조물에 사용되는 철강재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제품별로 흩어진 공급 체계를 통합해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철강재를 일괄 수주하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높일 계획이다.

기존 수주 실적과 소재 경쟁력을 토대로 향후 추진되는 대형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사업에도 적극 참여한다. 건설 초기 단계부터 발주처·시공사와 협력해 프로젝트별로 최적화한 제품을 제안한다는 전략이다.

원전 등 에너지 산업의 수요 확대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차세대 원전의 격납용기에 사용되는 고사양 후판 개발과 양산 체계 구축을 마쳤다. 올해 3분기 중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고 품질·성능 검증을 거쳐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원전 격납용기는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핵심 안전 설비다. 여기에 쓰이는 후판은 높은 강도와 내구성, 균일한 품질이 요구돼 일반 철강재보다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현대제철은 국내·외 차세대 원전 건설이 확대될 경우 원전용 후판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 인증과 고객사 승인을 차질 없이 마무리해 신규 에너지 시장의 공급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신소재의 국산화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증가와 함께 고강도·고내구성 기어 수요가 늘어나는 데 맞춰 파워트레인용 고내구성 소재를 국산화했다.

이 소재는 엔진과 변속기 등에서 발생하는 동력을 바퀴로 전달하는 파워트레인 부품에 사용된다. 반복되는 고하중과 마찰을 견뎌야 하는 만큼 높은 강도와 내구성이 필요하다.

현대제철이 개발한 소재는 수입 동종 제품과 비교해 내구성이 우수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현재 일부 차종에 적용되고 있으며, 완성차 업체와 협력을 통해 적용 차종과 공급 물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고강도 크레인 레일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육성한다.

현대제철은 항만과 제철소의 대형 크레인 이동로에 사용되는 고강도 레일을 개발해 수입재와 동등한 수준의 품질을 확보했다. 그동안 해외 제품에 의존하던 주요 항만·제철소 수요를 국산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레인 레일은 대형 하역 장비와 운반 설비의 하중을 장기간 견뎌야 해 일반 레일보다 높은 강도와 내마모성이 요구된다. 현대제철은 국산화에 따른 가격·납기 경쟁력을 앞세워 공급처를 넓힐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AI·에너지 산업용 제품과 자동차·산업설비용 고부가 소재 판매가 확대되면 건설·자동차 등 기존 산업의 경기 변동에 대한 의존도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AI·에너지 산업의 핵심 소재 판매를 확대하고 고부가가치 신소재를 지속해서 개발해 신규 수요를 선점하겠다”며 “미래 산업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당진=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