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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7억대 매물 있나요?"⋯불 꺼졌던 노원 복덕방 다시 켜졌다

대출규제로 수요 이동⋯상계주공 6억~8억원대 매물문의 폭주
GTX-C·역세권 개발호재…월계 삼호3차 59㎡ 11.9억 신고가
"양도세 무서워 안 팔래"…세제개편 논의후 매물잠김현상 뚜렷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원래 길음이나 이문동 신축을 보던 맞벌이 부부였어요. 대출한도가 줄면서 자금계획이 틀어지자 상계주공 6·7·9단지로 방향을 바꾸더라고요. 요즘 이런 상담이 부쩍 늘었습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달라진 현장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한동안 거래가 뜸했던 상계동 중개업소에는 다시 매수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대출규제로 성북구와 동대문구 신축 진입이 어려워진 실수요자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상계주공 구축단지로 눈을 돌리면서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세권 개발부지에서 서울원 아이파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매수자가 주로 찾는 가격대는 6억~8억원선이다. 상계동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최근 한달사이 성북·동대문 일대를 알아보던 30대 맞벌이 부부 상담이 체감상 30%이상 늘었다"며 "대부분 7억원전후 매물을 찾는다"고 말했다.

지난 31일 상계동에서 만난 익명의 상담자 A씨도 길음뉴타운과 이문동 신축을 먼저 검토했다.

예산은 10억~12억원이었지만 대출 가능금액이 예상보다 줄면서 자기자금 4억원과 대출 3억~4억원으로 살 수 있는 상계주공 6·7·9단지로 방향을 틀었다.

A씨는 "서울을 벗어나기는 어려워 대출범위 안에서 살 수 있는 곳을 다시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가계약 직전 결정을 미뤘다는 설명이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6월 노원구 아파트 매매는 4641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819건 보다 64.6% 증가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 상위 10개 단지에도 △상계주공9단지 135건 △상계주공6단지 131건 △월계동 미륭·미성·삼호3차 125건 △중계동 중계그린 123건 등 노원구 단지 4곳이 포함됐다.

거래가 늘면서 가격도 뛰었다. 상계주공6단지 전용 58~59㎡는 지난 1월 6억7000만원에서 올해 최고 8억1000만원까지 1억4000만원, 20.9% 상승했다. 지난달 8일에도 전용 58.01㎡가 7억97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아파트. [사진=김민지 기자]

상계주공9단지 전용 49.94㎡는 지난달 16일 6억3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2월 4억8000만원대와 비교하면 약 1억5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노원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6억원초반 매물은 바로 보러 오겠다는 전화가 붙지만 8억원에 가까워지면 매수자가 다시 주저한다"며 "집주인들은 최근 거래가격을 보고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노후단지에 대한 관심은 상계동에 그치지 않았다.

월계동에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과 광운대역세권 개발, 서울원아이파크 공사가 맞물리면서 미륭·미성·삼호3차 등 구축단지 거래가 이어졌다.

미륭·미성·삼호3차 전용 59㎡는 올해 10억5000만원대에서 거래되기 시작해 지난달 15일 11억9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광운대역에서는 40층이상으로 올라선 서울원아이파크 공사현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인근에서는 서울원아이파크가 노원의 새 가격 기준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월계동이 기존 중계동 학군 중심에서 교통·개발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광운대역 앞 육교에 서서 바라본 서울원아이파크 공사현장. [사진=김민지 기자]

광운대역 인근 현장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서울원아이파크 전용 84㎡ 가격이 2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기대가 제기됐다. 미륭·미성·삼호3차와 한진한화그랑빌 등 인근 구축도 함께 오를 것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1호선 지상철 소음과 동부간선도로 정체, 대규모 입주 뒤 교통혼잡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세제개편을 앞둔 다주택자 셈법도 복잡해졌다. 매수문의는 늘었지만 보유세 강화 가능성에도 양도소득세 부담 때문에 매도를 미루는 집주인이 적지 않아서다.

상계동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주 상계주공 소형아파트 매도를 검토하던 2주택자가 양도세 부담이 예상보다 크다며 매물을 거둬들였다"며 "세입자 계약이 내년 초 끝나지만 보증금을 조정하거나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방안까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7일 세제개편 논의후 매물을 회수한 집주인도 있다"며 "보유세 인상 가능성도 부담이지만 당장 매도할 때 내야 하는 양도세가 더 크다는 반응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노원구 아파트값은 한주새 0.46%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중랑구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8년 9월 둘째주이후 약 7년10개월만 최대 상승폭이다.

대출규제로 상급지 진입이 막힌 실수요자에게 노원은 서울 안에서 살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매물이 줄고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노원이 지닌 강점이던 가격 경쟁력도 약해지고 있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