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애플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급등한 메모리 가격을 기존 재고로 방어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과거 확보한 저가 메모리 재고가 대부분 소진되면서 앞으로는 높은 메모리 가격이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31일(한국시간) 2026회계연도 3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한 뒤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으며 4분기(7~9월)에도 비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번 3분기 메모리 재고를 활용해 원가 부담을 일부 줄였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 폭이 워낙 커 기존 재고만으로는 비용 증가를 충분히 상쇄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과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확보한 메모리 재고를 활용해 비용 상승을 일부 상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메모리 부품 재고도 적극 활용했다. 애플은 기존 비메모리 재고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지난 5월 출시한 99만원짜리 보급형 노트북 '맥북 네오'에 아이폰용 A18 프로(AP)를 탑재한 바 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애플은 메모리 공급 부족을 여러 차례 인정하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D램 시장에는 공급업체가 사실상 3곳뿐"이라며 "공급 확대를 위해 추가 공급업체 확보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품을 미리 확보하려고 노력했지만 한계가 있었다"며 "4분기(7~9월)에는 아이폰과 맥, 아이패드의 공급 제약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공급망 확대에도 제약은 적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의원들이 애플에 중국 메모리 업체인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두 업체가 미국 국방부의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포함된 만큼 공급망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애플에 대한 중국 메모리 사용 허가는 그동안 미국 정부가 추진해 온 자국 반도체 지원 정책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애플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더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중심의 공급 구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AI 전략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쿡 CEO는 "시리 AI에 대한 초기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온디바이스 AI가 애플의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서비스 확대에 맞춰 아이클라우드 플러스(iCloud+) 업그레이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이날 매출 1094억2000만달러(약 156조원), 영업이익 357억달러(약 51조원), 순이익 297억9000만달러(약 42조5000억원)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아이폰과 맥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4%, 영업이익은 27.1% 증가했다.
한편, 쿡 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마지막으로 은퇴한다. 그의 후임은 존 터너스 애플 부사장으로 4분기 컨퍼런스콜부터 참석한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