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가 계열 내 여러 채널에 동일 콘텐츠를 반복 편성한 뒤 묶음으로 거래하는 구조가 유료방송사의 콘텐츠 사용료 부담을 높이고 시청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특별세미나 '유료방송 채널거래 시장 개선 방안 마련'에서는 MPP의 중복 편성 실태와 채널거래 제도 개선 방안이 제시됐다.
유성진 숭실대 교수는 MPP 9개사, 43개 채널의 193개 채널 조합을 분석한 결과 동일 법인 내 채널 간 최대 중복 편성률이 98%에 달했다고 밝혔다. MPP 5곳은 최대 중복 편성률이 80%를 넘었으며, 중복률 80% 이상 채널을 동일 채널로 간주하면 한 MPP 계열의 영화 채널은 명목상 3개지만 실질적으로는 1개 채널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유 교수는 "중복 편성 자체보다 복수 채널이 협상 테이블에서 하나의 묶음으로 거래되는 구조가 문제"라며 "채널별 개별 계약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계열 채널 전체를 묶어 협상이 이뤄져 채널별 협상과 성과에 따른 대가 산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로 SO의 총수신료 대비 콘텐츠 사용료 지급률은 2024년 90.2%까지 상승했고 일부 SO는 지급률이 11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중복 채널이 콘텐츠 사용료 재원을 차지하면서 중소 PP의 매출 비중이 최근 5년간 평균 9.9% 수준에 머물고 신규 진입과 시청자 선택권도 축소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새로운 규제 도입보다 기존 '끼워팔기 금지' 규범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을 제안했다. MPP가 채널별 개별 계약을 거부할 경우 이를 채널 종료 사유로 인정하도록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실제 협상 과정에서 개별 계약 가능 여부와 채널별 대가 산정 방식 등을 함께 판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규제기관이 중복 편성률과 실질 채널 수를 정기적으로 공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승혁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프로그램 공급계약은 사적 계약으로 기간 만료 시 종료가 원칙이라는 법원 판단에도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부 가이드라인이 이용약관 신고 수리와 재허가 조건을 통해 사실상 계약 종료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채널거래 규제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사업자 간 분쟁은 방송분쟁조정 절차를 중심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효빈 기자(x4080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