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예전에는 '좀 어려울 것 같은데'라는 반응이 먼저 나왔습니다. 지금은 아이디어를 충분히 발산하고 직접 만들어본 뒤 현실성을 따집니다."
조윤영 LG유플러스 SMB사업전략팀 선임은 28일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통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경험한 '아웃사이트 D.T'를 통해 아이디어를 내고 검증하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아웃사이트 D.T'는 LG유플러스 임직원이 국내 사전 워크숍과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현지 교육을 통해 디자인싱킹(DT)과 AI 기반 프로토타이핑 방법론을 배우고 이를 현업에 적용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스탠퍼드 교육과 함께 실리콘밸리 기업 관계자들과의 커피챗, 캠퍼스 투어 등 현지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조 선임은 지난 6월 말 SMB사업전략팀 팀원 6명 전원과 함께 해당 교육에 참여했다.
'예스 앤드'부터 AI 프로토타입까지…업무 방식 바꾼 스탠퍼드 교육
교육 이후 조윤영 선임의 업무 방식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아이디어를 빠르게 발산하고 직접 구현해 검증하는 과정이다.
기획 과정에는 스탠퍼드에서 배운 '예스 앤드(Yes, and)'를 적용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나오면 현실적인 제약부터 따지기보다 가능성을 충분히 넓힌 뒤 구현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조 선임은 "저희 팀원들이 굉장히 현실적이다 보니 예전에는 아이디어가 나오면 '좀 어려울 것 같은데'라는 반응이 나왔다"며 "지금은 발산하는 단계에서는 '이것도 재밌다'고 받아들이고 아이디어를 계속 더하다 보니 아이디에이션의 속도와 양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AI 기반 프로토타이핑도 현업에 적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화면 정의와 디자인, 개발 등을 거쳐야 아이디어를 실제 형태로 확인할 수 있었지만, 스탠퍼드에서는 클로드 코드와 코덱스 등을 활용해 짧은 시간 안에 프로토타입을 구현하고 검증하는 방법을 익혔다.
조 선임은 "처음에는 GPT와 기획안을 정리하고 이후 바이브 코딩으로 구현한다"며 "지금은 1~2시간이면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아이디어를 검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교육에서 익힌 방법론은 귀국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실제 AI 에이전트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조 선임이 속한 팀은 현재 AI 컨설팅을 통해 상품 문의 대응 업무를 효율화하는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다.
에이전트는 메일의 발신자와 제목, 본문에 담긴 요청이나 상품 문의 키워드를 분류한 뒤 기존 상품 안내서를 토대로 관련 답변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담당자가 직접 메일을 확인하고 자료를 찾아 답변하던 반복 업무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조 선임은 "스탠퍼드에서 배운 것은 고객의 문제를 다시 정의하고 해결책을 빠르게 만들어 검증하는 과정이었다"며 "귀국 후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해 상품 문의 대응을 효율화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의 경험 넘어 조직으로…9월 TTT로 방법론 확산
조윤영 선임은 구글과 메타 등 현직자를 만난 실리콘밸리 투어에서 조직 차원의 AI 활용 방식을 눈여겨봤다. 현지 기업들은 구성원 개인이 각자 시행착오를 겪기보다 업무별로 효과적인 AI 활용법과 사례를 '베스트 프랙티스'로 축적해 공유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조 선임은 "AI를 얼마나 많이 쓰느냐보다 어떤 업무에 어떻게 활용하면 되는지 사례가 이미 축적돼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한국에서는 각자가 프롬프트를 만들어보는 '각자도생'에 가까운 부분이 있는데 좋은 사례를 조직의 자산으로 쌓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런 맥락으로 LG유플러스는 '아웃사이트 D.T'를 통해 얻은 경험을 일부 참가자에게만 남겨두지 않고 조직 전체로 확산하는 작업도 이어간다.
LG유플러스는 오는 9월 1·2기 교육생을 대상으로 'TTT(Train the Trainers)'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이 디자인싱킹 등 현지에서 배운 방법론을 다른 구성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법'을 다시 배우는 과정이다.
조 선임은 "공통된 언어와 프레임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TTT 교육까지 받고 나면 배워온 인사이트와 DT 방법론을 조직 안에 좀 더 잘 전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서효빈 기자(x4080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