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올해 들어 관계사간 합병이 줄을 잇고 있다. 나날이 경쟁이 치열해질 뿐만 아니라 약가인하를 비롯한 정부 정책변화로 각 기업이 마련하는 전략적 셈법이 복잡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합병을 추진하며 지배구조를 연이어 재편하고 있다.
휴온스그룹은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이 거느린 자회사 휴온스랩을 휴온스에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를 두고 우회상장에 해당한다며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이 반발해 진통을 겪고 있다.

최근 동아쏘시오홀딩스는 13년만에 동아제약을 다시 합병하기로 했다. 회사는 2013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동아쏘시오홀딩스 아래 동아제약과 동아에스티 등 사업분야별 자회사를 두는 지배구조를 유지해왔다. 일반의약품을 제조·판매하는 동아제약은 당시 물적분할로 분리됐다가 이번에 다시 동아쏘시오홀딩스와 합병하며 사업지주회사로 거듭난다.
지난 4월 일동제약은 연구개발(R&D) 투자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신약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를 흡수합병했다. 분사한지 약 3년만에 이뤄진 재합병이다. 분산됐던 R&D역량을 본사 중심으로 통합해 재편했다. 앞서 1월에는 HLB가 HLB사이언스를 합병해 바이오 파이프라인 R&D역량을 흡수했다.
이처럼 올해는 사업확장을 위한 신규기업 인수보다 관계사간 합병을 추진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합병을 추진하는 배경은 기업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업계내 경쟁이 심화하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몇년간 업계 경쟁무대가 R&D기반 글로벌시장으로 옮겨갔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의약품과 헬스케어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헬스케어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사업변화 속도도 빨라지면서 안정적인 자금 보유력과 신속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합병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에 따라서는 국내 약가인하 같은 정책변화 역시 지배구조를 재편하는 주요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 8월 시행예정인 약가인하 제도에 대비해 혁신형 제약기업 지정요건을 맞추고자 관계사간 합병을 추진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매출액 대비 일정수준 이상의 R&D 투자비중을 유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흩어져 있던 R&D 자회사를 본사에 흡수합병하면 해당요건을 충족하기가 한층 용이해진다.
더욱이 한국거래소가 상장사와 비상장계열사간 합병을 우회상장으로 보고 중복상장 특례심사 요건을 충족하도록 상장규정을 개정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계열사 별도 상장이 막혀 합병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해당합병마저 우회상장 심사라는 또다른 문턱에 부딪힌 모양새다.
대표적인 사례가 휴온스다. 휴온스는 한국거래소가 진행하는 직접적인 중복상장 특례심사 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금융감독원이 실시하는 증권신고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앞서 휴온스는 거래소가 마련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고려해 합병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휴온스그룹 관계자는 "휴온스와 휴온스랩을 합병하려는 주요목적 가운데 하나는 약가인하 개편안에 맞춰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확보하는 데 있다"며 "합병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거래소가 제시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검토한 결과에 따라 추후 공시 등을 통해 주총일정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