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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신장 두 개, 한 생명 살렸다…순천향대천안병원 고난도 이식 성공

극소아 뇌사 기증자 신장 성인 환자에게 동시 이식…미세혈관 문합술로 안정적 혈류 확보

[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길이 6㎝가량의 극소아 신장 두 개가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다. 성인 신장의 절반 정도 크기에 불과한 공여 신장을 동시에 이식하는 고난도 수술을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이 성공적으로 마쳤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은 최근 극소아 뇌사 장기기증자의 양쪽 신장을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동시에 이식했다고 27일 밝혔다. 작은 신장과 매우 가는 혈관을 다뤄야 하는 수술로 병원 장기이식팀의 임상 경험과 미세혈관 문합 기술이 집약된 사례다.

공여자는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극소아 뇌사 장기기증자였다. 병원 장기이식팀은 지난 6월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으로부터 장기 공여 소식을 접한 직후 제주로 이동해 신장을 확보했다.

순천향대천안병원 장기이식팀 [사진=순천향대천안병원]

장기 적출 이후에는 공여 신장의 혈류가 차단되는 허혈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이었다. 의료진은 확보한 신장을 신속하게 천안으로 옮긴 뒤 곧바로 이식수술에 들어갔다. 제주에서 천안까지 이어진 장기 확보·이송·수술 과정이 빈틈없이 맞물려야 가능한 수술이었다.

수술은 외과 이현용 교수를 중심으로 배상호·김혜영·정해일·김영길·서승희 교수가 참여했다. 의료진은 장기 확보 단계부터 이식수술, 수술 후 회복 관리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전문성을 결합한 협진 체계를 가동했다.

가장 큰 난관은 공여 신장의 크기와 혈관 굵기였다. 이식된 신장은 길이가 약 6㎝로 성인 신장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혈관도 매우 가늘어 문합 과정에서 작은 오차가 발생해도 혈류 장애나 혈전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컸다.

의료진은 수술 전 영상과 장기 상태를 토대로 신장의 크기·혈관 구조·혈류 흐름을 면밀히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양쪽 신장을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 전략을 세우고 고난도 미세혈관 문합술을 통해 공여 신장으로 이어지는 혈류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수술은 장기이식팀의 숙련된 술기를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후에도 외과와 관련 진료과가 환자의 혈류 상태와 신장 기능, 면역반응 등을 지속적으로 살피며 회복을 도왔다.

환자의 신장 기능은 수술 후 안정적으로 회복됐다. 별다른 합병증 없이 회복 과정을 거친 환자는 지난 6월 말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

배상호 장기이식센터장(외과)은 “성인 신장의 절반 정도 크기인 공여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은 혈관이 매우 가늘어 작은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며 “장기이식팀이 축적해 온 경험과 다학제 협진 역량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문수 병원장은 “장기기증자의 숭고한 생명 나눔과 의료진의 전문성이 함께 만들어낸 값진 결실”이라며 “고난도 장기이식 역량을 더욱 강화해 지역 이식환자들이 가까운 곳에서 수준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순천향대천안병원 장기이식센터는 1990년대 충청지역에서 처음으로 신장이식을 시행한 이후 신장을 비롯한 다양한 장기이식 분야에서 임상 경험을 쌓아왔다. 고난도 이식수술과 수술 후 환자 관리 체계를 바탕으로 충청지역 장기이식 치료를 이끌고 있다.

/천안=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