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SK이노베이션 E&S가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된 초경질유를 처음으로 국내에 들여온다. 중동에 편중된 원유·석유화학 원료 수입선을 호주로 다변화하는 동시에,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성과를 국내 에너지·석유화학 산업의 원료 공급으로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27일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된 초경질유 30만 배럴을 오는 8월 초 인천항을 통해 들여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E&S가 바로사 가스전에서 확보한 초경질유는 연간 생산되는 300만 배럴 가운데 보유 지분에 해당하는 110만 배럴이다. 이중 30만 배럴이 처음으로 국내로 들어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초경질유 외에도 바로사 가스전에서 확보한 LNG를 올해부터 매년 130만 톤을 국내로 들여오면서 국내 천연가스 수급에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국내 연간 LNG 수입량의 약 3%에 해당하는 규모로, 천연가스 수급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초경질유는 천연가스를 생산할 때 함께 나오는 가벼운 액체 형태의 원유로, 컨덴세이트로도 불린다. 일반 원유보다 무게가 가볍고 쉽게 증발하는 특성이 있으며, 플라스틱이나 합성섬유를 만드는 기초 재료인 나프타(Naphtha) 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나프타 수급에도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번에 도입되는 물량은 SK인천석유화학의 초경질유 전용 설비에 투입된다. 이 공정을 통해 추출된 나프타는 고부가가치 화학 제품인 파라자일렌(PX) 생산이나 휘발유나 항공유 등 석유제품을 만드는 데 활용돼 원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가하고 있다.
바로사 가스전은 호주 북서부 해상에 위치한 대형 가스전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2012년부터 이 사업에 참여해 매장량 평가부터 인허가, 설비 건설 등 개발 전 과정에 참여해왔다. 가스전 지분 구조는 SK이노베이션 E&S 37.5%, 호주 산토스(Santos) 50%, 일본 JERA 12.5%를 보유하고 있다.
14년간 추진해온 바로사 프로젝트가 상업 생산 단계에 접어들면서 SK이노베이션 E&S는 매년 초경질유 110만 배럴과 LNG 130만톤을 국내로 들여오게 됐다. 바로사 프로젝트의 계약기간(20년)을 감안하면 SK이노베이션 E&S가 확보한 자원은 모두 초경질유 2200만 배럴과 LNG 2600만 톤에 달한다.
회사는 이번 호주산 자원 도입이 단순한 물량 확보를 넘어 국가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국내 원유와 석유화학 원료 수입이 중동 지역에 집중된 상황에서 최근 미·이란 갈등 등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교역 환경을 갖춘 호주를 새로운 공급처로 확보해 수입선 다변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 E&S 관계자는 "바로사 프로젝트는 민간 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 자원 개발에 참여해 실제 상업 생산과 국내 도입까지 연결한 사례"라며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된 LNG와 초경질유를 활용해 자원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산업의 수급 안정성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