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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의 숨은 경쟁력 '특허'⋯배터리 기술 장벽 높인다

30년 R&D 성과 소재·셀·팩·BMS 전반 포진⋯등록 특허 5만 9000건
신왕다 라이선스 합의 이어 EVE에너지 美 제소⋯수주 경쟁·수익화에도 활용

[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30년 넘게 축적한 배터리 특허를 핵심 경쟁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누적 특허 출원은 10만건을 넘어섰으며, 핵심 기술 보호와 분쟁 대응을 넘어 라이선스 수익과 고객사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2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누적 특허 출원은 지난 5월 기준 10만건을 넘어섰다. 이는 글로벌 배터리 기업 가운데 처음 달성한 규모로, 등록 특허는 5만 9000건 이상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약 8만 4000건으로 알려졌던 출원 규모가 반년 만에 크게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 전고체 배터리. [사진=곽영래 기자]

특허 포트폴리오는 양극재와 음극재 등 소재부터 전극 구조와 제조공정, 배터리 셀·팩, 배터리관리시스템(BMS)까지 배터리 전 과정에 걸쳐 있다. 특정 제품이나 폼팩터에 국한되지 않고 파우치형과 원통형, 각형 배터리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도 선행 특허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식전극 분야에서만 약 450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리튬망간리치(LMR)와 리튬인산철(LFP) 셀투팩(CTP), 원통형 46시리즈 등 차세대 제품과 공정 관련 특허 포트폴리오도 확대하고 있다.

연구개발 성과를 특허로 연결하는 관리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극조립체 및 전극조립체 제조 장치' 기술은 초고속심사를 신청한 지 19일 만에 등록돼 첨단기술 분야 초고속심사 제1호 특허가 됐다.

핵심 공정과 소재 기술을 조기에 권리화하면 기술 신뢰도와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특허 출원은 10만건을 넘어섰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특허를 단순한 방어 수단에 그치지 않고 라이선스와 소송을 통한 적극적인 권리 행사에 활용하고 있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3월 배터리 산업에서 공정한 기술 경쟁이 필요하다며 특허 수익이 다시 연구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실제 특허권 행사는 라이선스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신왕다를 상대로 독일에서 전극조립체 구조 관련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해 세 차례 승소했다. 법원은 제품 판매 금지와 잔여 제품 회수·폐기, 손해배상 등을 명령했고, 양사는 지난 6월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약 2년간 이어진 분쟁을 마무리했다.

특허 보호 전선은 원통형 배터리로도 확대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중국 EVE에너지를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수입 배제 조치를 신청하고, 미국 텍사스주 법원에 특허침해 소송도 제기했다. 소송 대상은 탭리스(Tabless) 기술이 적용된 원통형 배터리 특허 4건과 분리막 특허 1건이다.

이번 제소는 배터리 셀 제조사뿐 아니라 해당 배터리를 탑재한 전동공구를 미국에 수입하는 고객사까지 포함한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각형과 파우치형에 이어 원통형 배터리 분야에서도 특허 권리를 적극 행사하며 글로벌 라이선스 체계를 구축하려는 행보로 보고 있다.

특허 경쟁력은 수주 과정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배터리는 소재와 구조, 공정 기술이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만큼 고객사가 특허 분쟁에 휘말릴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지가 거래 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도 "자체적으로 제품을 생산·공급할 수 있는 수준의 특허를 확보했다"며 특허를 경쟁 환경에서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으로도 연구개발 성과를 특허로 적극 권리화하고, 무단 기술 사용에는 소송과 라이선스 협상을 병행하는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축적된 특허 경쟁력을 기반으로 후발 업체의 기술 추격을 견제하는 동시에 차세대 배터리 시장 주도권과 새로운 수익원을 함께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원통형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