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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9440억원 어디서 마련하나…"10년 배당·연봉 8065억원"

한국CXO연구소 분석
SK㈜ 지분가치 8조5000억원…자금여력은 충분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법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급할 재산분할금을 9440억원으로 정하면서 재계의 관심은 최 회장이 막대한 현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쏠리고 있다.

재판부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그대로 유지하고, 노 관장 몫은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켰지만, 9440억원의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남게 됐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주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서울고법은 24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하면서도 주식을 직접 나누지 않고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재판부는 경영권과 지배권 유지 필요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SK㈜ 지분을 매각해 재산분할금을 마련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SK그룹이 2003년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을 겪은 이후 지주사 지분을 그룹 지배력의 핵심으로 관리해온 만큼, 지분 매각은 마지막 선택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법원도 최 회장이 SK㈜ 주식을 계속 보유하는 것을 전제로 현금 지급을 결정한 만큼 지주사 지분을 먼저 처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개인이 보유한 비상장주식이나 금융자산 등 다른 자산을 우선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귀띔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난 10년간 SK㈜에서 받은 배당금과 연봉 공시 자료 취합 표. [사진=한국CXO연구소]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자금 조달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CXO연구소가 SK㈜ 공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최 회장이 2016~2025년 SK㈜에서 받은 배당금은 총 7755억5773만원, 같은 기간 보수는 309억6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합한 세전 소득은 약 8065억2273만원이다.

다만 이는 SK㈜에서 확인되는 배당금과 보수만 반영한 수치다. 다른 계열사에서 받은 보수나 금융·투자소득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현재 보유한 현금 규모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6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10년간 벌어들인 8000억원을 그대로 갖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다른 곳에 투자해 자산이 더 늘었을 수도 있고, 지출이나 투자로 줄었을 수도 있지만 전부 사용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가치도 약 8조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오 소장은 "배당금뿐 아니라 보유 주식 가치도 크게 올라 2년 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최근 반도체 호황이 결과적으로 최 회장의 자금 조달 여력에 도움을 준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을 3분의 2 대 3분의 1로 정했다.

재판부는 노 관장의 가사와 자녀 양육, SK그룹 관련 대외활동 등이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의 300억원 지원금은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서 제외했다.

SK하이닉스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양측이 이날 선고에 불복하면 상고할 수 있다. 상고가 이뤄질 경우 대법원 재상고심을 거쳐 재산분할 규모가 최종 확정된다. 판결이 확정된 이후 지급이 지연될 경우 최 회장 측은 연 5%의 법정이자도 부담해야 한다.

최 회장 측은 "판결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노 관장 측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취재진 질문에 응하지 않고 법원을 떠났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