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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새벽배송 빗장 풀리나⋯반사이익 누린 편의점 '초긴장'

산자부·마트 대표단·협회 첫 공식회동…유통법 개정 논의 탄력
심야수요 분산 우려…가격경쟁력 앞세운 마트로 이동 가능성↑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정부가 대형마트 점포를 활용한 새벽배송 허용을 검토하면서 유통업계 배송경쟁 구도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그동안 규제밖에서 성장한 이커머스는 물론 대형마트 폐점이후 근거리 장보기 수요를 흡수해온 편의점업계까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한 대형마트 PP센터에서 주문 상품들에 대한 분류 작업이 이뤄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주요 대형마트와 한국체인스토어협회 관계자들을 불러 유통산업 발전전략을 논의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주요 사업자와 협회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대형마트 규제완화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단지 점포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영업시간과 배송에 제약을 두는 현행 규제가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환경을 왜곡하는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이 확산하면서 국회에 계류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논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는 관련 규제완화를 담은 개정안 2건이 계류돼 있다.

현행법상 대형마트는 월 2회 의무휴업과 함께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제한을 받는다. 이로 인해 점포를 활용한 심야시간대 상품포장과 반출, 배송이 모두 불가능하다. 반면 온라인 기반 플랫폼은 이러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이번 규제완화 논의의 핵심은 의무휴업보다는 '시간규제'를 푸는 데 맞춰져 있다. 의무휴업은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반발이 큰 만큼 당장 개편하기 어렵지만 새벽배송 허용은 온라인시장내 공정경쟁 촉진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수 있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업계는 전국에 구축된 촘촘한 점포망과 신선식품 소싱역량을 고려할 때 대형마트 역시 충분한 새벽배송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배송 거점 역할을 할 전국 점포망을 활용하면 대규모 물류투자 부담을 줄이면서도 서비스 범위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전문 라이더가 편의점 플랫폼을 통해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픽업하고 있다. [사진=GS25]

퀵커머스 키워온 편의점도 촉각

편의점업계도 이번 사안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편의점들은 과일·채소·정육 등 신선식품 품목을 확대하고 배송역량을 강화하며 24시간 장보기 플랫폼으로 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전국 점포망을 기반으로 퀵커머스 사업을 확대중으로 마트가 문을 닫는 심야시간대 이용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늦은 밤이나 새벽시간대 갑작스럽게 필요한 식재료와 생필품 수요를 편의점이 흡수해온 셈이다.

하지만 대형마트가 새벽배송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의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과일·채소·축산물 등 장보기 목적의 구매수요가 가격 경쟁력이 높은 대형마트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소량구매와 즉시소비 수요는 편의점, 대량 장보기는 대형마트로 나뉘는 등 소비패턴에 따라 시장이 세분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배송비와 최소 주문금액 등도 변수로 작동할 전망이다.

결국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여부는 단순한 규제완화를 넘어 유통업계 경쟁질서를 재편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점포망을 앞세운 대형마트와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한 이커머스, 24시간 퀵커머스를 키워온 편의점이 맞붙으면서 배송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공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발전하는 온라인 유통채널을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향후 유통시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장점을 결합한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