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 후보가 경쟁자인 정청래 후보를 겨냥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개입 논란 의혹을 연일 제기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내전'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19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번 전당대회의 본질은 결국 위장한 반명(반이재명) 분열주의 및 신천지와의 대회전"이라고 주장한 데에 이어 20일, 21일에도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의 3자 비밀 연합을 깨는 것이 이번 전대의 본질"이라며 연일 정 후보를 겨냥한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 후보가 정 후보의 이름을 한 번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친명(친이재명)계에서 정 후보의 당 대표 시절 '통일교·신천지 특검'이 무산된 점 등을 이유로 본격적인 쟁점화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반명·분열주의·신천지'를 하나로 묶어 전대를 '이재명 정부 지키기' 구도로 전환해 친명 결집 효과를 가져오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도 있다.
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4대 개혁(사회개혁)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신천지의 정치 개입 문제점에 대해서만 지적했고, 그것을 특정 후보와 연결시키는 것에 대해서까지 제가 책임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언론과 당사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내가 책임질 영역이 아니다"라고 했다.
송영길 후보도 김 후보의 의혹 제기에 힘을 실었다. 송 후보는 전날(21일) 열린 뉴미디어 대토론회 '유튜버가 묻고 송영길이 답하다'에서 "왜 통일교·신천지 특검이 통과가 안 되게 했는지 그 과정을 한번 살펴보려고 한다"며 "(특검 추진 당시 원내대표였던) 김병기 의원에게 왜 안 됐냐고 물어봤는데 '기억으로는 (정청래) 지도부가 소극적이었다. 그만두고 넘겨서 그 뒤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송 후보는 또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의 오찬 내용을 언급하면서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책임당원 투표 요건이 한시적으로 완화되면서 신천지 신도 약 11만 명이 입당했고, 이들이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홍 전 시장으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 전 시장이 경선 패배 후 이만희 신천지 교주를 직접 만났을 당시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가 윤석열 후보를 도와달라면서 대거 입당을 요청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며 "검찰 압수수색을 하지 않은 데 대한 고마움으로 11만 명이 입당했다는 설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나무당에도 신천지 측이 접근해 출소 후 이만희 교주를 만나주면 당비와 부채를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며 "대한민국 정당 가운데 신천지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곳이 있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친명계 이건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신천지 전대 개입은 단순한 '설'로만 치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신천지 전대개입(집단당원가입) 제보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위법 사항이 발견될 경우 즉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in 민주당 청년을 담다! 노동을 잇다'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의 의혹 제기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고, 절대 용납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구태정치의 전형"이라며 "당사자께서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보고, 가장 강력한 응징을 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근거를 갖고 말했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연막 피우고 연기 피우고 나중에 발뺌하고 이런 식이 아니라, 정확하게 육하원칙에 따라서 신천지가 민주당 전당대회에 어떻게 개입하고 관여하고 있는지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정 후보는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도 "(김 후보는) 잘못하면 (민주당이) 위헌 정당으로 몰릴 수 있는 위험천만한 발언을 한 것"이라며 "이것은 전당대회 유불리를 떠나서 (김 후보가) 정확히 해명하고 근거가 있으면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김 후보가) 뜬구름 잡는 식으로 치고 빠지기, 의혹 제기, 폭탄 돌리기식으로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제가 최근 10년 동안 가장 분노하는 일"이라며 "만약 제 이름을 대고 연루설을 제기하는 순간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법적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후보가 '특정 전 대표와 연루됐다고 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두고는 "특정 전 대표를 얘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차라리 누구라고 지목해서 얘기하라. 바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친명계 일각에서 '정 후보가 당 대표 시절 신천지 특검 추진에 미온적이었다'는 취지로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선 "제가 (당 대표 시절) '통일교 특검만 하면 뭐 하는가. 신천지 특검도 하자. 더블로 받자' 이렇게 계속 주장을 했다"면서도 "당정청 조율 과정에서 '파견 검사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친청(친정청래)계 최고위원 후보인 이성윤·최민희·한민수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거가 있다면 공개하라"며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신천지 관련 의혹으로 당원 명부가 압수수색되는 등 실제 수사를 받고 있다"며 "김 후보의 근거 없는 주장은 민주당 또한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에서 유리하자고 자신이 몸담은 우리 민주당을 헌법상 정교분리를 위반한 위헌 정당으로 몰려 하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라며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의혹 부풀리기만 하는 것은 당원을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신천지가 당내 선거에 개입한다는 우려가 민주당에서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친명계에서는 21대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낙연 후보가 막판 이재명 당시 후보를 맹추격한 배후에도 신천지 등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올 초 통일교·신천지의 정치 개입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검사 수사를 추진한 바 있다.
한편, 신천지 측은 이날 "신천지 성도 중 개별적으로 민주당에 가입한 당원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신천지 개입설'을 주장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처사"라며 "당권 경쟁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유포하고 교단을 정략의 도구로 악용하는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