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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막히자 집주인이 빌려준다"…강남에 뜬 '셀러 파이낸싱'

강남 20억 아파트에 '집주인 대출 6억' 조건
이 대통령 분당 거래로 재조명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에 매도인이 매수자에게 매매대금 일부를 빌려주는 이른바 ‘셀러 파이낸싱’을 제안하는 매물이 등장했다.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면서 매수자가 마련하기 어려운 잔금을 매도인이 대여하는 방식이다.

[사진=네이버부동산 캡처]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자곡동 '강남자곡아이파크' 전용면적 59㎡ 매물이 '집주인 대출 6억원' 조건으로 나왔다.

이 매물은 지난달 29일 19억5000만원에 등록된 뒤 최근 호가가 20억원으로 올랐다. 매수인이 금융권에서 4억원을 빌리고 매도인에게서 6억원을 추가로 차입하면 자기자본 10억원으로 매입할 수 있다.

실제 계약이 체결되면 매수인은 약정에 따라 매도인에게 이자를 지급할 수 있다. 매도인은 미상환 위험에 대비해 해당 주택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대여금 채권을 담보할 수 있다.

셀러 파이낸싱 자체가 법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다. 다만 매수인은 자금조달계획서에 개인 간 차입 사실을 사실대로 신고하고 대여금액과 이율, 만기, 상환 조건을 담은 차용증과 계좌이체 내역 등 객관적인 증빙을 갖춰야 한다. 거래 구조에 따라 증여세나 이자소득세, 자금출처조사 등 세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조건은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집값에 따라 제한되면서 확산했다.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는 15억원 이하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이다.

셀러 파이낸싱과 유사한 방식은 과거 대출 규제가 강화됐을 때도 등장했다. 정부가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자 일부 고가 주택 거래에서 매도인이 매매대금 일부의 지급을 유예하거나 매수자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이 활용됐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소유했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아파트 거래에서도 비슷한 방식이 거론됐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 14일 29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고, 16일 공동명의 매수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됐다.

이 대통령 부부는 매수자들을 상대로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해당 근저당권이 오는 10월 말 지급하기로 한 미지급 잔금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며 이자도 받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불법은 아니지만 개인 간 거액의 자금 거래인 만큼 자금출처조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며 "세무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하고 계약 조건도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