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정부가 연내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판매 품목 확대를 추진한다. 2012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판매 품목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민 편익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의약품 안전성과 복약지도 필요성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불거지는 모습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건복지부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을 현행 11개에서 법정 한도인 최대 20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약국과 24시간 운영 편의점이 모두 없는 의료 취약지역에서는 일반 소매점에서도 상비약 판매를 허용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도 검토하고 있다.
안전상비의약품 제도는 심야나 공휴일 등 약국 이용이 어려운 시간대 국민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2012년 도입됐다. 현재 편의점에서는 해열·진통제와 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총 11개 품목만 판매할 수 있다. 법적으로는 최대 20개 품목까지 지정이 가능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 한 차례도 품목 확대가 이뤄지지 않았다.
편의점 업계는 이번 개편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국 점포망을 갖춘 편의점이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수 있고 소비자의 의약품 구매 편의성도 높일 수 있어서다. 특히 심야 시간대나 휴일에 약국을 찾기 어려운 소비자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품목 확대 필요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소비자들이 실제로 자주 찾는 상처 치료제나 제산제, 지사제 등 일반의약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품목 조정 논의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해관계자 간 이견으로 번번이 무산된 만큼 이번에는 제도 개선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약사단체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의약품은 일반 소비재와 달리 복약지도가 필요한 만큼 접근성 확대만을 이유로 판매 범위를 넓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동일 성분 의약품의 중복 복용이나 처방약과의 상호작용 등 부작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약사 사회에서는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공공심야약국 확대, 지역 약국 기반 복약지도 강화 등 공공 인프라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판매 채널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안전성과 전문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접근성과 안전성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상비약 확대 자체는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지만 판매 수량 제한이나 정보 제공 강화 등 보완 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품목 확대 논의가 있었지만 사회적 합의 부족으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향후 이해관계자 간 협의와 안전성 확보 방안 마련이 정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