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여름 성수기에도 글로벌 해상운임 흐름이 항로별로 엇갈리고 있다. 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선복 공급이 늘면서 부산발 컨테이너 운임은 2주 연속 하락한 반면 중동 항로는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으로 상대적인 강세를 이어갔다. 건화물 시장 역시 철광석 거래 둔화와 선복 증가가 겹치며 하락세로 전환됐다.
부산항발 컨테이너 운임을 반영한 한국해양진흥공사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지난 20일 기준 4204를 기록해 전주보다 114포인트(2.6%) 하락했다. 지난 10주간 이어졌던 상승세가 꺾인 이후 2주 연속 내림세다.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지난 17일 기준 SCFI는 3080.31로 전주 대비 104.51포인트(3.3%) 떨어졌다.

해진공은 미주 서안과 남미 항로에 추가 선복이 투입되면서 공급 부담이 완화된 데다 성수기 조기 선적 물량이 줄어들며 운임이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북미 서안 노선은 선복 부족 현상이 완화되면서 운임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남미 항로 역시 신규 서비스 확대와 선복 증가, 화주들의 예약 관망세가 겹치며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북미 동안 노선은 긴 항해거리와 항만 혼잡으로 실제 운항 가능한 선복이 제한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동 노선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과 운항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운임 수준을 유지했다.
유조선 시장에서도 중동과 대서양의 분위기는 대조적이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중동-중국 항로 운임은 전주 대비 2.5% 상승하며 강보합세를 이어갔다. 선주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우려를 운임에 반영한 영향이다.
반면 중동을 기피한 선박이 대서양으로 이동하면서 서부아프리카-중국, 미국 걸프-중국 항로 운임은 각각 25.9%, 8.3% 하락했다.
최근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홍해와 밥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긴장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안정성이 확보되기 전까지 중동 항로의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건화물선 시장도 약세로 돌아섰다. 해진공 건화물선지수(KDCI)는 2만6290으로 전주보다 5.5% 하락했다. 태평양에서는 철광석 신규 계약 감소와 중국 항만 정상화에 따른 대기 선박 복귀로 가용 선복이 늘었고, 한국 제헌절 연휴 영향으로 거래가 줄면서 선주들의 화물 확보 경쟁이 심화됐다.
대서양 역시 브라질 철광석 물량은 유지됐지만 선박 공급이 증가하면서 운임이 약세를 보였다. 대부분의 계약이 이전보다 낮은 가격에 체결됐고, 선물운임지수(FFA)도 현물시장 약세를 반영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중형 벌크선 시장은 태평양 석탄과 남미 곡물 수요가 하단을 지지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북대서양 수요 둔화가 상승폭을 제한했지만 대서양 신규 화물 유입과 단기 선복 부족이 일부 운임을 떠받쳤다.
해진공은 태평양 지역의 선복 증가 추이와 호주·브라질 철광석 신규 성약 회복 여부, 미주 항로의 추가 선복 투입,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향후 운임 흐름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