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상장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업계를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자금 조달을 계기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면 D램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CXMT는 16일 상하이증권거래소의 과학혁신판인 커촹반(STAR Market)에 공식 상장했다. 공모가 8.66위안으로 약 130조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회사는 앞서 공시한 투자설명서를 통해 조달 자금을 생산기술 고도화와 첨단 공정 투자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서버용 D램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월 30만장 수준인 D램 생산능력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상장을 계기로 CXMT의 투자 여력이 커질 경우 메모리 3사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기조와 맞물려 D램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반면 증권가는 이번 IPO가 메모리 3사를 직접 위협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 경쟁력은 별개의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삼성증권 이종욱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CXMT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진출은 한국 업체가 진출하지 못하는 중국 고객 영역"이라며 "CXMT와 한국 메모리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CXMT가 중국 메모리 국산화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미국 AI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메모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층이 다른 만큼 당장 정면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또 CXMT의 점유율 확대는 메모리 3사가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모바일 D램 비중을 줄인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다.
기술 경쟁력에서도 아직 격차가 있다는 진단이다.
이 연구원은 "CXMT는 현재 월 30만장 규모의 D램 생산능력을 2028년 월 55만장까지 확대할 것"이라면서도 "원가 경쟁력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대역폭메모리(HBM)3·HBM3E 개발이 지연되고 있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에도 제약이 있어 차세대 1c 공정 도입에도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제품 경쟁력도 아직 메모리 3사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IT 전문매체 WCCF테크는 최근 ASUS의 검증 결과를 인용해 CXMT의 DDR5 메모리가 일반적인 용도에는 적합하지만 오버클럭 성능과 제품 간 품질 편차, 전반적인 성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제품보다 뒤처졌다고 보도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도 CXMT의 빠른 성장과 자금 확보를 경계하면서도 "아직은 백화점과 균일가 할인매장처럼 기술력, 생산능력, 포트폴리오 측면까지 격차가 있다"는 반응이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CXMT가 IPO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더라도 기술 격차와 고객 구조 차이로 HBM, DDR5,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5(LPDDR5) 등 고성능 서버 D램 시장의 판도를 흔들기는 어렵다"며 "CXMT 상장은 경쟁 심화 우려를 키울 수 있지만 오히려 글로벌 D램 업체의 기술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이 재조명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