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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만으론 차별화 한계"…럭셔리 호텔 '아트전쟁' 불붙었다

4년동안 서울 3000실 추가공급…무한경쟁 돌입한 호텔가
그랜드컨싱턴설악비치, 피카소 도예작품 110점 상설전시
'갤러리' 탈바꿈한 메리어트…'아트 리조트' 표방 오크밸리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럭셔리 호텔과 리조트가 단순 숙박시설을 넘어 '머무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세계적인 미술품을 상설전시하고 유명작가 기획전과 조각공원을 조성하는 등 문화예술 콘텐츠를 앞세운 체류형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객실과 식음료(F&B)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진 데다 여행객들이 경험 중심 소비를 중시하면서 문화예술이 럭셔리 호텔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랜드뮤지엄 소장 피카소 작품. [사진=이랜드파크]

16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최근 럭셔리 호텔들은 미술관과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공간을 경쟁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단순히 로비에 작품을 전시하는 수준을 넘어 상설전시관을 운영하거나 유명작가 컬렉션을 들여오고 조각공원과 기획전까지 마련하며 호텔 자체를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추세다.

호텔에서 예술은 더 이상 인테리어 요소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과 희소성 높은 컬렉션은 호텔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핵심 콘텐츠이자 차별화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숙박시설이 휴식공간을 넘어 전시와 문화체험까지 가능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변화는 치열해진 럭셔리 호텔 경쟁과 맞물려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서울에서는 10개 프로젝트를 통해 2000~3000실 규모 럭셔리 호텔 객실이 새로 공급될 전망이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국내 진출도 이어지면서 프리미엄 호텔간 차별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마다 문화예술을 활용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대규모 상설전시를 통해 호텔 자체를 미술관으로 만드는 곳이 있는가 하면, 호텔 전역을 갤러리처럼 꾸미거나 자연과 예술을 결합한 공간을 조성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JW 메리어트 서울 호텔 로비에 설치된 '아이보리 더블 목걸이 [사진=JW 메리어트]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이랜드파크다. 올 하반기 문을 여는 럭셔리 리조트 '그랜드 켄싱턴 설악비치'는 약 300평 규모 상설전시 공간에서 피카소 도예 작품 110점과 피카소와 교류한 동시대 예술가들의 작품 20점 등 총 130여점을 선보인다.

피카소 도예 컬렉션 상설전시는 세계적인 거장 파블로 피카소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며 △피카소가 도예작품을 처음 만든 마두라(Madoura) 공방이야기 △피카소 예술세계가 응축된 도예 컬렉션 △피카소의 영감의 원천이 된 여인들 △피카소와 교류한 동시대 예술가들의 컬렉션 등을 주제로 구성된다.

이랜드파크는 국내 최대 규모 피카소 도예 컬렉션으로 숙박객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에게도 개방해 지역 문화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호텔 전체를 하나의 갤러리처럼 꾸몄다. 로비와 리셉션, 레스토랑, 객실 등 공간 곳곳에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과 요한 크레덴 등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배치했다.

대표 설치작인 '아이보리 더블 목걸이(Ivory Double Necklace)'는 호텔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하며 예술과 건축, 디자인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완성하고 있다.

오크밸리 최재은 작가 루시 작품전시 아트 공간 조각공원 [사진=오크밸리]

오크밸리 리조트는 자연과 예술을 결합한 '아트 리조트'를 내세운다. 밸리빌리지 빌라 S 로비에는 최재은 작가의 설치작품 '루시(Lucy)'를 전시하고 리조트 전역에 조성한 조각공원을 통해 산책과 휴식 자체가 문화예술 체험이 되도록 했다.

롯데호텔 울산은 지역 문화와의 접점을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 오는 9월30일까지 뮤즈세움 갤러리와 협업해 박철호 작가 기획전을 열고 로비와 공용공간에서 대표연작 '리플(Ripple)'과 '오버랩(Overlap)' 등을 선보이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럭셔리 호텔 시장이 커질수록 객실과 식음료만으로는 차별화에 한계가 있다"며 "예술과 디자인, 건축, 지역 문화 등을 결합한 체류경험이 앞으로 프리미엄 호텔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