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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李 필패" 발언에 쪼개진 與…친명 '반발' 친청 '침묵'

강득구 "노골적으로 '대통령 디스'…금도 넘어"
김남준 "개혁 쓴소리가 아니라 적 늘리는 독설"
채현일 "국정에 찬물...비판 넘어 저주처럼 들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6월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서울국제도서전 평산책방 부스에서 열린 북토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필연적인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이 민주당 내 계파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민주당 내에서는 친명계(친이재명)를 중심으로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이 "선을 넘었다"면서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는 반면, 친청(친정청래)계는 직접적인 반응 대신 선명한 검찰개혁 추진을 강조하면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앞서 유 전 이사장은 전날(15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과 정국 운영에 대해 "매우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며 "필연적인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1년 넘게 검찰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대통령이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 대통령의 노선을 비판한 바 있다.

친명계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1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은) 직접적, 노골적으로 이 대통령을 디스한 것"이라며 "금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특히 대통령을 향한 발언들은 공감을 얻기에는 상당 부분 현실과 괴리돼 있고, 왜곡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남준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여러 정책적 판단의 가능성을 배제한 채 '대통령이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원하지 않는다'고 단정하는 것은 사실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동기에 대한 추정"이라며 "개혁을 위한 쓴소리라기보다 개혁의 적을 늘리는 독설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이어 "의도를 단정하고 '마키아벨리적', '필연적 실패'와 같은 언어로 개혁 진영 내부를 갈라놓는 것은 결코 개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개혁의 실패를 경고하면서 그 실패 가능성을 키우는 언어를 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친명계 채현일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비판을 넘어 저주처럼 들린다"며 "국정 운영에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찬물 끼얹는 비난은 이제 멈춰달라"고 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 또한 페이스북에서 "유 전 이사장은 김대중 정부를 5년 내내 흔들고 괴롭혔다"며 "누구를 대안으로 두고 이제 갓 1년 지난 이 대통령을 흔들어내느냐"고 비판했다.

친명계 당권 주자들 또한 유 전 이사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송영길 의원은 이날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 전 이사장이 지적하신 충정은 이해하겠으나 그것을 저렇게 저주와 악담식으로 표현한 것은 좀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고민정 의원도 후보 등록 뒤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무조건 모든 것을 선악으로 구분해 내려는 게 오히려 더 필패의 길"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정청래 전 대표는 유 전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검사 권력 오남용 사례로 본 형사소송법 개정 토론회'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 전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정 전 대표는 그러면서도 "검찰개혁은 민주당의 정체성이고 민주당 개혁의 깃발이고 상징"이라며 "검찰개혁에 실패하면 총선도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선명성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유 전 이사장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당 안팎에선 유 작가의 발언을 두고 전통적인 강경 지지층의 결집을 통해 정 전 대표를 우회 지원하기 위한 노림수가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친명·친청 지지층을 모두 결집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 지지 세력은 친명계 주자를 자처한 김민석 전 국무총리나 송 의원 중심으로 뭉치고, 강력한 개혁을 바라는 이들은 정 전 대표 연임을 위해 결집할 것이란 것이다.

청와대는 유 전 이사장의 발언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검찰개혁 지연의 책임이 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이재명 대통령의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의 핵심 가치는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