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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긴장' 국제유가 급등…국내 기름값 8월 다시 오르나

[아이뉴스24 양길모 기자]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원유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름값도 시차를 두고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자 국제유가가 급등한 9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단기적인 원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경우 소비자들의 주유 부담은 물론 물류비와 생활물가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국제 원유시장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 고조 영향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7월13~14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83.3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9.6% 상승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78.1달러로 9.4% 오르며 하루 만에 9%대 급등했다.

이후에도 상승 흐름은 이어졌다. 16일 기준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85~86달러선까지 상승하며 최근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고, WTI 역시 8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7월 중순 들어 브렌트유는 84~86달러 구간까지 올랐고, WTI도 79~80달러 수준으로 상승하며 한 달여 만에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국제유가 상승의 핵심 원인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높아지고 해협 인근 선박 운항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원유 공급 불안 심리가 확산됐다.

국제유가 상승은 결국 국내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름값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만 국내 정유사들은 이미 확보한 원유를 정제해 공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국제유가 변동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2~3주의 시차가 발생한다.

경기도 성남시 대한송유관공사 서울지사 앞에서 유조차가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6월 말 리터당 2000원 안팎까지 올랐다가 최근에는 1800원대 후반 수준으로 다소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되는 7월 하순부터 8월 초 사이에는 국내 주유소 가격도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유가는 국제유가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과 정부의 유류세 정책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원유 수입 비용이 증가해 정유사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름값 상승 폭도 확대될 수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주유소 가격 인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원유 수입 가격이 높아지면 정유사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이는 운송비와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류비 증가는 식료품과 공산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자물가 전반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원유 수급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도 중동 정세 악화에 대비해 에너지 공급 안정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유업계와 한국석유공사, 해운업계 등이 참여하는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원유 수급 상황을 확인했으며, 7~8월 도입 예정 물량은 대부분 확보돼 단기적인 공급 차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입선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 알제리 등 비중동 국가로 원유 도입을 확대하는 한편, 호르무즈 해협 상황 악화에 대비해 대체 항로 확보와 비축유 활용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확보된 원유 물량을 고려하면 단기간 국내 원유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동 지역의 긴장이 장기화되고 국제유가 상승세와 원·달러 환율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국내 기름값뿐 아니라 물가 전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양길모 기자(dios10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