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미국 낸드플래시 업체 샌디스크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인 고대역폭플래시(HBF) 상용화 로드맵을 공개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면서 연산 반도체뿐 아니라 메모리·스토리지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차세대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샌디스크는 올해 하반기 SK하이닉스 등 고객사에 HBF 첫 샘플을 공급하고 내년 초 HBF가 적용된 AI 추론 장치 샘플을 선보일 계획이다. 샌디스크는 지난 2월 고대역폭메모리(HBM) 강자인 SK하이닉스와 HBF 표준화 작업을 공식화한 상태다.
![HBF 구조도. [사진=샌디스크]](https://image.inews24.com/v1/aa0fdbccfd98ec.jpg)
최근 AI 시장의 중심은 챗지피티(GPT)·제미나이·클로드 등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학습'에서 실제 서비스를 구동하는 '추론'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LLM을 학습시킬 때는 수천억~수조 개 파라미터(매개변수)를 반복 계산해야 하는 만큼, 데이터를 저장하고 공급하는 메모리·스토리지 역할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샌디스크는 AI 컴퓨터(PC)와 콘텐츠 제작 환경에 초점을 맞춘 반도체저장장치(SSD) 브랜드 '옵티머스' 제품 3종을 공개했다. 일반 사용자용 '옵티머스', 게이밍 특화 모델인 '옵티머스 GX', 고성능 작업용 '옵티머스 GX 프로'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HBF 구조도. [사진=샌디스크]](https://image.inews24.com/v1/0972610ce7a60d.jpg)
이 같은 스토리지 경쟁력에 차세대 AI 메모리 기술인 HBF를 더해 AI 인프라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샌디스크는 지난해 HBF 기술을 처음 공개했다. 여러 개의 낸드 칩을 병렬로 합치는 SSD와 달리, HBF는 낸드 칩을 수직으로 여러 겹 쌓고 실리콘관통전극(TSV)으로 연결해 대역폭을 끌어올린 차세대 메모리 기술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옆에 붙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높은 대역폭과 SSD의 대용량 특성 사이 공백을 메운다.
샌디스크에 따르면, HBF는 HBM에 근접한 수준의 대역폭을 제공하면서도 용량은 최대 8~16배까지 확대할 수 있다. HBM4(6세대)와 비슷한 크기와 전력 특성을 지니면서도 16단 적층 기준 최대 512기가바이트(GB) 용량을 구현한다.
"메모리 월 해결"...SK하이닉스와 표준화
샌디스크는 HBF를 통해 반도체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메모리 월(Wall)'을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메모리 월은 AI 모델이 발전할수록 메모리 성능이 시스템 전체 성능을 제한하는 현상을 말한다.
알퍼 일크바하르 샌디스크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부사장은 "AI 추론 모델은 막대한 메모리 용량과 높은 대역폭을 요구하지만 모든 데이터를 GPU 안에 담을 수는 없다"며 "HBF는 낸드의 높은 확장성을 활용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샌디스크는 연초 SK하이닉스와 세계 최대 개방형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인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산하 HBF 국제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 양사는 공동 워크스트림을 구성해 HBF 규격을 정의하고 샘플과 AI 추론용 솔루션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CDO) 사장은 "HBF 표준화를 통해 AI 시대 고객과 파트너를 위한 최적의 메모리 아키텍처를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AI 인프라 투자가 학습 중심에서 추론 중심으로 이동할수록 HBM과 SSD 사이를 연결하는 HBF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 추론 결과를 저장하는 'KV 캐시'와 장문맥(long-context) 데이터, 텍스트·음성·이미지를 모두 이해하는 '멀티모달 데이터'를 처리하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에서 새로운 메모리 기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샌디스크의 올해 1분기 글로벌 낸드 매출은 59억5000만달러(9억1540억원)로 전 분기 대비 96.7% 증가했다. 시장점유율은 13.9%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뒤이은 3위를 차지했다.
![HBF 구조도. [사진=샌디스크]](https://image.inews24.com/v1/77d176b23dd952.jpg)
주가도 강세다. 샌디스크 주가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4.07% 오른 2273.73달러로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HBF를 샌디스크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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