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삼성전기가 최근 글로벌 대형 고객사와 1조5000억원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한 실리콘 캐패시터를 앞세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다중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반도체 패키지기판(FC-BGA)에 이어 실리콘 캐패시터까지 확보하며 AI 반도체 핵심 부품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김원기 삼성전기 실리콘 캐패시터 개발그룹장은 지난 11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기술 세미나에서 "AI 반도체는 사용 전력은 늘어나고 동작 전압은 낮아지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전력 노이즈에 더 민감해지는 만큼 전력 안정화 부품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삼성전자 기자실에 전시된 삼성전기 실리콘캐패시터 목업.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216e91bbeb4e6.jpg)
![11일 삼성전자 기자실에 전시된 삼성전기 실리콘캐패시터 목업.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7ded89c8f78ad.jpg)
실리콘 캐패시터는 AI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지에 탑재돼 전압 변동을 줄이고 노이즈를 제거하는 부품이다. 최근 GPU와 HBM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순간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어 반도체 칩 인근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술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패키지 내부까지 들어가는 '실리콘 캐패시터'
실리콘 캐패시터는 D램 반도체 제조에 활용되던 ISC(Integrated Stack Capacitor) 공정을 적용해 만든다. 실리콘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깊게 식각해 표면적을 넓힌 뒤 내부에 유전체와 전극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작은 면적에서도 높은 전기 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
![11일 삼성전자 기자실에 전시된 삼성전기 실리콘캐패시터 목업.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4a855d2e31de6.jpg)
기존 MLCC가 세라믹 시트를 수백 층 적층해 용량을 확보하는 구조라면 실리콘 캐패시터는 반도체 공정을 활용한 단층 구조다. 이 덕분에 두께를 크게 줄일 수 있어 반도체 패키지 내부나 기판 하단에도 탑재할 수 있다.
![11일 삼성전자 기자실에 전시된 삼성전기 실리콘캐패시터 목업.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e7ea46ac9cee8.jpg)
최근 AI 반도체는 GPU와 HBM을 하나의 패키지에 집적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내부 공간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 그룹장은 "실리콘 캐패시터는 고객이 원하는 크기와 두께로 설계할 수 있어 패키지 설계 자유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MLCC보다 ESL 100배 낮아
전기적 특성도 강점을 지닌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실리콘 캐패시터는 MLCC 대비 저항(ESL)이 100배 이상 낮다. ESL은 전력 전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항 성분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전력 손실과 신호 왜곡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고속 연산이 이뤄지는 중앙처리장치(CPU)와 GPU에 적합하다.
![11일 삼성전자 기자실에 전시된 삼성전기 실리콘캐패시터 목업.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3bce1a23a6e63.jpg)
김 그룹장은 "AI 서버는 짧은 시간에 전력을 집중적으로 사용했다가 멈추는 동작을 반복한다"며 "기생 성분을 줄여 전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실리콘 캐패시터는 전압 변화에 따른 용량 감소가 적고 온도 변화에도 안정적인 특성을 유지한다. AI 서버뿐 아니라 자율주행차와 광통신,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적용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MLCC 대체재 아닌 보완재"
삼성전기는 실리콘 캐패시터를 MLCC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보고 있다.
MLCC는 대용량·고전압 환경에 강하고 실리콘 캐패시터는 초박형·고주파 특성에 강점을 갖고 있어서다.
김 그룹장은 "실리콘 캐패시터가 MLCC 시장을 잠식한다기보다 적용 영역을 넓혀 전체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와 AI 서버에서는 두 제품이 함께 사용되는 방향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MLCC와 반도체 패키지기판, 실리콘 캐패시터를 함께 공급할 수 있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김 그룹장은 "실리콘 캐패시터만 단독으로 공급하기보다 MLCC와 패키지기판을 함께 제안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며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 대부분이 실리콘 캐패시터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 캐패시터 시장은 올해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AI 서버를 넘어 자율주행차와 광통신, 우주항공, 피지컬 AI 분야까지 적용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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