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이하 성수4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또 다시 잡음에 휩싸였다. 롯데건설이 제시한 '이주비 20억원'을 놓고 지침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는 의견과 관행일 뿐이란 주장이 맞붙고 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4지구 재개발조합은 오는 7일 대의원회를 열고 예정대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홍보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조합은 오는 20일 1차 합동설명회를 시작으로 27일 2차 합동설명회와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앞서 대우건설이 입찰제안서 비교표에 날인을 거부하며 항의했지만 조합 측은 강행할 뜻을 내비친 셈이다. 조합은 지난달 28일 "롯데건설과 조합 날인이 완료된 비교표는 유효한 것으로 처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입찰지침서 중 '기한내에 비교표에 날인하지 않는 입찰자가 있을 경우 확인날인이 없는 비교표는 유효한 것으로 본다'는 조항을 근거로 내세웠다.
대우건설이 비교표 날인을 하지 않은 이유는 경쟁사인 롯데건설이 내건 조건이 관련 지침을 위반했다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실현 불가능한 조건으로 조합원을 호도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주비 조건이다. 기본이주비와 추가이주비를 더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100%로 정한 점은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같지만 롯데건설은 최저이주비를 20억원으로 설정하면서 '조합이 요청하면 증액도 보장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문제는 이 조건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성수4지구 사업지는 빌라가 포함된 통합 재개발사업으로 이주비의 최저기준 20억원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주비는 일반적으로 관리처분계획 수립단계에서 평가된 종전자산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한다. 감정평가액은 보통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될 뿐 아니라 빌라는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시세의 50~70% 수준으로 책정된다.
똑같은 30억원짜리라도 '아파트냐, 빌라냐'에 따라 감정평가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더해 입찰지침 위반 시비도 불거졌다. 성수4지구 입찰제안서 작성기준은 이주비와 추가이주비를 개별조합원의 담보가치 범위내에서 제안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이주비 대출은 금융기관 심사와 개별 담보가치 평가를 거치기 때문에 아직 담보가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주비 금액을 확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자산가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최저 20억원의 이주비 보장은 사실상 어려우며 이 조건을 지키지 못할 경우 롯데건설이 부족한 이주비를 부담해주는 것도 아니다"라며 "전 조합원이 20억원의 이주비 대출이 가능하다는 조건은 사실상 허황된 얘기"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대우건설은 시공사 선정에 중요한 열쇠인 설계에서도 롯데건설이 지침을 위반했다고 주장중이다. 롯데건설이 사업구역 외 공간에 조경시설을 조성한 뒤 단지와 연결하는 브리지(bridge) 설계를 포함했다는 게 대우건설의 강변이다.
성수4지구 조합 입찰지침은 정비기반시설 변경을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재심의를 수반하는 제안 역시 제한하고 있다. 입찰제안서 작성기준 제12조는 대안설계 등에 관한 기준을 위반한 경우 입찰참가를 무효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기준 역시 정비계획 범위내에서 설계를 작성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업구역 외 공간 활용 자체가 정비계획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특화설계 과정에서 검토 가능한 범위라고 해도 별도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조합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조합은 앞서 "대우건설이 주장하는 외부 교통광장과 이어지는 브리지는 조합 도면 확인 결과 존재하지 않는 허위사실임이 공공지원자 입회 하에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롯데건설도 관련 시공 조건에 대해 "해당 브리지는 설계도면에도 포함돼 있지 않으며 사업영역 외부 그래픽 이미지일뿐 제안한 사실이 없다"며 "비교표 확인 당시 참여한 조합과 성동구청 공공관리자도 해당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주비 조건도 한남2구역(대우건설), 한남4구역(삼성물산), 성수1지구(GS건설) 등 다른 재개발 사업장에서도 동일하게 제안된 방식"이라며 "사전 법률 검토를 통해 관련 규정과 입찰 지침에 부합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수4지구 입찰참여자들의 관련 규정 해석에 대한 의견이 달라 일각에서는 성동구청 등 공공이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지난 2월 조합이 대우건설의 서류 미비를 이유로 입찰 무효를 선언하고 재입찰을 추진했다가 성동구청의 개입으로 취소한 바 있다. 입찰 절차가 정상화됐다가 홍보 지침 위반 논란이 떠오르면서 서울시가 직접 점검에 나섰다. 점검 결과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홍보 위반과 함께 조합의 절차상 문제도 지적을 받으면서 결국 입찰은 무산됐다.
이후 조합은 입찰 조건 등을 일부 수정해 다시 입찰 공고를 냈다. 이 과정에서 정비사업은 수개월가량 미뤄졌다. 성수4지구 재개발사업은 지하 6층∼지상 64층, 10개 동 규모의 공동주택 1439가구가 들어선다. 이 중 공공주택은 267가구다. 총 공사비는 1조3000억원대 수준이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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