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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법적투쟁 결실…대법원 “시간선택제 공무원 초과근무 1시간 공제는 차별”


통상근무시간 내 초과근무에도 일률 공제…헌법상 평등원칙 위배 판단
노조 “무임금 노동 바로잡은 역사적 결정…제도 전반 개선 계기 돼야”

[아이뉴스24 정재수 기자] 전국시간선택제공무원노동조합(이하 시간선택제노조)은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의 초과근무수당 산정 과정에서 일률적으로 1시간을 공제해 온 관행에 대해 대법원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판결은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의 초과근무수당 지급 방식이 헌법상 평등원칙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다룬 첫 대법원 판단이다. 특히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들이 실제 근무한 시간 전부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이 나왔다는데 의미가 있다.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제도 개선 국회토론회 자료집을 들고 있는 정성혜 시선제노조 위원장. [사진=전국시간선택제공무원노조]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은 주 15시간에서 35시간 범위 내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공개경쟁채용시험 또는 경력경쟁채용시험을 통해 임용되며 정년이 보장된다.

하지만 현행 공무원 초과근무수당 제도는 전일제 공무원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초과근무를 할 경우 통상 1시간을 공제한 뒤 수당을 지급해 왔다.

문제가 된 것은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의 통상 근무시간 내 초과근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근무하는 주 20시간 근무자가 오후 6시까지 연속 근무할 경우 실제로는 4시간을 추가 근무했음에도 별도의 식사시간이나 휴게시간 없이 근무한 시간을 전일제 공무원과 동일하게 1시간 공제해 수당을 지급해 왔다.

원고들은 이러한 방식이 실제 근무시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차별적 처우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전일제 공무원의 초과근무 1시간 공제 제도는 식사시간이나 휴게시간 등 실제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시간을 고려해 마련된 제도라고 판단했다. 반면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이 통상 근무시간 내 수행하는 초과근무는 전일제 공무원의 퇴근 후 초과근무와 성격이 다르며 별도의 식사시간이나 휴게시간이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전일제 공무원들이 정상적으로 근무하는 시간대에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만 휴게시간을 갖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으며 실제 업무 수행 여부와 근무 강도, 상급자의 지휘·감독 가능성 등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의 통상 근무시간 내 초과근무에 전일제 공무원과 동일한 1시간 공제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로 헌법상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원심이 해당 공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이번 소송은 시간선택제노조가 인사혁신처에 수차례 제도 개선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노조는 2018년 6월 인사혁신처와의 간담회에서 마지막으로 개선을 요청했지만 진전이 없자 같은 해 7월 정성혜 위원장 등 21명이 소송을 제기했고, 이어 8월에는 조합원 2명이 추가로 소송에 나섰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추가 소송 사건에 대한 결과로, 약 8년간 이어진 법적 다툼 끝에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에 대한 초과근무수당 산정 방식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판단을 받아낸 것이다.

노조가 제기한 21명 단체소송에 대한 선고도 오는 5일 예정돼 있어 후속 판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성혜 시간선택제노조 위원장은 “이번 판결은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들이 수년간 겪어 온 무임금 노동과 차별적 처우에 대해 대법원이 명확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역사적인 결정”이라며 “실제 일한 시간에 대해 정당한 임금을 지급받는 것은 노동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 만큼 정부는 더 이상 법정 다툼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관련 규정을 조속히 정비해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 6월 인사혁신처와 9시~18시 사이 초과근무 1시간 공제 개선 요구 간담회 모습. [사진=전국시간선택제공무원노조]

이어 “초과근무수당 문제뿐 아니라 승진제도와 수당체계, 근무시간 확대 제한 등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제도적 차별 역시 이번 판결이 제시한 평등원칙의 관점에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노조는 향후 정부와 관계기관을 상대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을 대리한 차현일 변호사는 “실제로 4시간을 근무했는데도 3시간만 근무한 것으로 계산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에 비춰 보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구조였다”며 “이번 사건은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들의 처우와 관련해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제도의 불합리성을 바로잡기 위한 문제 제기였고 대법원이 그 문제의식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시간선택제노조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초과근무수당 제도 개선은 물론 승진제도 개선, 차별적 수당체계 개편, 생애주기에 따른 주 40시간 근무 확대 보장 등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을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다.

/수원=정재수 기자(jjs388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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