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부와 현대 조현규 사무국장 등 협상팀들은 1986년 3월30일 오후 5시 보도진의 접근을 눈치 채고는 서울 평창동 올림피아 호텔 비밀통로를 통해 장충동 호텔신라로 협상 테이블을 부리나케 옮겼다.
이들은 김태복이라는 가명으로 예약한 2012호실로 들어간 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키를 프런트에 맡기는 주도면밀함을 보여줬다.
보도진에게 들켰을 경우 이미 체크아웃 했노라고 하라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김종부와 그의 매형 홍형근, 현대 조현규 사무국장과 김호곤 코치 외에 고려대 남대식 코치가 입회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지루한 2차 협상에 들어갔다.
밀고 당기는 협상에 지친 이들은 한 켠에 준비해둔 화투로 고스톱을 치기도 했으나 좀체로 김종부 측에서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후 10시께 계약 흥정이 마무리 됐다.
주된 계약 내용은 계약금 1억5,000만원과 연봉 2,400만원, 졸업할 때까지 매월 장학금 명목으로 200만원을 지급하고 팀 공헌도에 따라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현대자동차 광고모델 등 7가지의 이면 내용이 포함된 명실공히 특급대우였다.
마침내 오후 11시 고려대측 입회인 남대식코치가 입회한 가운데 김종부가 미리 작성된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김종부의 매형 홍형근과 조현규 사무국장 김호곤코치 남대식코치는 큰 짐을 벗어제친 홀가분한 기분으로 호텔을 나서 미리 예약한 룸살롱이 있는 강남으로 향했다.
김종부도 로비에서 기다리던 고려대 팀 동료이자 친구와 함께 어디론가 떠나 버렸다.
김종부는 이튿날 “ 모교 고려대와 중동 중.고등학교 등 이제까지 나를 키워 준 학교 축구부에 감사한다”는 계약 소감을 밝혔다.
현대의 승리로 끝난 듯한 김종부 스카우트 싸움의 불씨는 그러나 그때까지 꺼지지 않은 채 오히려 더 무서운 기세로 내연하고 있었다. <4편에 계속>
조이뉴스24 /김덕기(축구전문대기자) chooggu@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