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골든타임’을 놓치면 정상 회복이 불가능한 뇌졸중.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많은 이들의 걱정이 앞서는 질환이다. 국내 연구팀이 뇌졸중의 원인부터 치료법까지 제시한 연구 결과가 내놓아 눈길을 끈다.
다만 앞으로 연구 과제는 남아 있다. 영장류까지 효과를 입증했는데 이를 인간에게 직접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후속 연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뇌졸중은 갑작스레 발병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뇌졸중 원숭이 모델에 연구팀이 개발한 신약후보물질 KDS12025를 투여한 결과, 일주일 만에 운동장애가 회복됐다. 과일을 집어먹는 실험에서 뇌졸중 원숭이는 운동장애로 움직일 수 없었는데 KDS12025로 치료한 원숭이는 10번 모두 성공했다. [사진=IBS]](https://image.inews24.com/v1/08557ea01749e5.jpg)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직무대행 김영덕) 기억 및 교세포 연구단 이창준 단장 연구팀과 을지대 공동연구팀은 뇌졸중의 근본 원인을 밝히고 치료법까지 제시했다. 뇌혈관이 막혀 ‘과산화수소(H2O2)’가 지나치게 만들어지면 별세포가 콜라겐을 생성해 신경세포를 사멸시킨다.
과산화수소와 콜라겐 생성만 억제해도 뇌경색에 의한 뇌 손상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해당 원리가 적용된 자체 개발 신약 후보물질 ‘KDS12025’를 영장류 뇌졸중 모델에 투여한 실험에서 신경 손상 완화와 운동기능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 뇌경색 등 허혈성 뇌졸중을 포함한 뇌혈관 질환 치료에 혁신적 돌파구를 마련했다.
별세포는 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포이다. 평소에는 뇌를 안정적으로 유지, 보호한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손상 부위 주변에 교세포 장벽(glial barrier)을 만들어 병의 확산을 막는다.
연구팀은 이 보호막이 오히려 신경세포가 죽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뇌졸중 이후 과산화수소가 급격히 증가하며 별세포를 자극한다. 별세포가 1형 콜라겐(Type I collagen)을 만들어낸다. 형성된 교세포 장벽이 신경세포들을 둘러싸 사멸시킨다. 별세포의 역할에 대한 정설을 뒤집고 뇌졸중의 근본 메커니즘을 알아냈다.
콜라겐 생성 억제와 과산화수소 제거가 가능한 자체 개발 신약 후보물질 KDS12025를 마우스 뇌졸중 모델에 투여했다. 교세포 장벽과 신경세포 사멸이 거의 사라지고 떨어졌던 운동능력도 일주일 만에 정상 수준으로 나아졌다.
뇌졸중 발생 2일이 지난 후 투여했을 때도 신경 기능이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1분 1초가 급박한 뇌졸중 치료 ‘골든타임’을 획기적으로 확장한 것이다.
KDS12025를 뇌졸중 영장류 모델에 투여한 실험에서 3일 후 병변 크기가 확연히 준 것을 확인했다. 일주일 만에 마비됐던 손이 회복됐다. 과일을 집어 먹는 실험에서 뇌졸중 원숭이는 운동장애로 움직일 수 없었다. KDS12025로 치료한 원숭이는 10번 시도 모두 성공했다. 인간과 생물학적 유사성이 매우 높은 영장류에서 효과를 검증한 것이다. 실제 뇌졸중 환자 치료를 위한 임상 가능성을 강력히 입증했다.
공동 교신저자 IBS 이보영 연구위원은 “별세포에서 활성산소에 의한 콜라겐 합성 작동원리를 분자세포 수준에서 규명했다”며 “이는 신경세포 사멸의 다양한 원인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로서 뇌졸중뿐 아니라 치매, 파킨슨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동 교신저자 을지대 유승준 교수는 “뇌졸중 치료 표적으로서 과산화수소와 콜라겐을 제시했다”며 “세포나 소동물이 아닌, 영장류 모델에서 치료효과를 입증했기에 임상 소요 기간이 대폭 줄어들고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창준 IBS 단장은 “기존에는 산발적으로 수행됐던 ‘기초연구-신약개발-전임상’전 과정을 통합한 ‘원스톱 연구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뇌졸중의 근본 원인 규명뿐 아니라 구체적 치료법 제시까지 성공했다”며 "KDS12025 사례와 같이 앞으로도 인류와 사회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초과학 연구에 헌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논문명: Oxidative stress-induced astrocytic collagen biosynthesis drives glial barrier formation and neuronal death in ischemic stroke)는 대사 분야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4월 28일 온라인으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