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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두부 포장지 '비상'⋯"버틸 시간 한 달 남짓"


일부 품목은 재고 2주 수준만 남아⋯정부도 총력 대응 나서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중동 정세 불안 장기화에 따른 나프타 공급 차질로 비닐봉투와 플라스틱 용기 등 포장재 생산이 줄어면서 식품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품목은 재고가 2주 수준까지 감소한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와 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정세 악화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나프타 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해협 개방을 전제로 일시적 휴전에 합의했지만, 통행료 문제 등으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나프타는 석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기초 원료로,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등의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들 소재는 라면 봉지, 스낵 포장지, 음료 페트병 등 식품 포장재의 핵심 원료다. 포장재는 통상 수급이 원활해 재고를 크게 쌓아두지 않는 구조여서 이번 수급 차질이 곧바로 생산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나프타 공급 불안이 현실화하면서 포장재 업체들이 1~3개월 치 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이후 수급 불안이 지속되면서 재고 수준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농심의 포장재 계열사 율촌화학의 경우 현재 비축 물량이 약 1개월에서 1개월 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해상 운송을 통해 나프타가 국내에 유입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해 단기간 내 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는 사태가 지속될 경우 생산 자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라면·과자·음료·냉동식품·레토르트 식품 등 대부분의 가공식품은 포장재 확보가 어려울 경우 제품 출하 자체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외식업계는 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식품산업협회를 비롯한 13개 단체에 따르면 비닐·필름·PET 용기 등 주요 포장재 확보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 품목은 재고가 약 2주 수준까지 감소했다.

이에 협회는 △식품 포장재 원료의 '우선 공급'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 지원 △관련 규제의 합리적 운영 및 시행 시기 조정 △행정·통관 절차의 신속화 등을 건의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최근 식품·위생용품 포장재 표시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대체 포장재 사용 시 스티커 표시를 허용하는 등 규제 완화 조치를 시행했다.

이와 함께 관계부처는 현장 점검과 업계 간담회를 통해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농심 안성공장을 방문해 라면·분유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업계 의견을 청취했다.

라면·분유 업체들은 포장재 원료 수급 불안이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을 주요 리스크로 지목하며 △원료의 안정적 공급 △스티커 방식 대체 포장 확대 △수입 포장재 신속 통관 지원 등을 요청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라면은 주요 수출 품목이고 분유는 영유아 필수 식품인 만큼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하고 있다"며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필요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농심·삼양식품·오뚜기·매일유업·남양유업·롯데웰푸드 등 주요 식품업체를 비롯해 율촌화학·삼민화학 등 포장재 업계와 관련 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비닐봉투 가격이 상승한 데다 수급 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포장이 필수인 배달업계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외식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비닐봉투 200만장을 무상 지원했으며, 포장재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제과업계에서는 종이봉투 무상 제공이 가능해지며 일부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앞서 대한제과협회는 비닐봉투 대체를 위한 종이봉투 무상 제공이 규제 대상인지 불분명하다며 제도 개선을 요청했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제과점업의 경우 무상 제공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원료 수급이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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