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입주자대표회의가 새로 구성됐어요. 재건축 추진에 보다 적극적인 집행부여서 주요 행정 리스크가 상당 부분 완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 강북 재건축 시장에서 대장주로 꼽히는 준공 34년차 '창동주공3단지'가 내부 갈등을 털어내고 동면에서 깨어날 채비를 차렸다. 단지 내 핵심 의사결정 주체 간 협력 체계가 구축되면서다. 멈춰 섰던 재건축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단지 내 곳곳에는 시공사 선정을 희망하는 건설사들의 플래카드도 눈에 띈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창동주공3단지에선 출범 4개월 차를 맞은 '제18기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와 재건축 준비추진위원회(추진위) 간 협력 체계가 구축됐다. 사업 추진 기반이 안정화하는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재건축 초기 단계에서 입대위와 추진위 간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외부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창동주공3단지의 미래 가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GTX-C 개통 시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고, 서울아레나·디지털바이오시티 조성 등이 맞물리며 최근 실거래가도 7억원 선에서 지지력을 보이는 모습이다.사진은 창동주공3단지 단지 내부 모습.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427da627f5b36.jpg)
재건축 초기 단계에서 두 조직의 '화합'이 강조되는 이유는 역할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입대의는 각 동에서 선출된 대표들로 구성된 단지 내 법적 공식 의사결정 기구로, 아파트 관리와 운영 권한을 쥐고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관리하는 조직이다. 이에 비해 추진위는 새 아파트 건설을 목표로 소유주들이 모여 만든 단체로, 초기 단계에서는 법적 권한이 제한적이다.
단지 내 방송·게시판 사용·홍보물 배포 등 기본적인 소통 창구를 모두 입대의가 쥐고 있어 두 조직의 화합 없이 주민들과의 소통도 어려워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입대의 교체 이후 약 4개월을 사업 정상화의 초기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창동역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초기에는 단지 내 홍보와 주민 동의 확보 과정에서 입대의 협조 여부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비협조적인 경우 사업이 수년 단위로 지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동주공3단지의 경우 입대의가 재건축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재편된다면 주요 행정 리스크가 상당 부분 완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3년 공전 끝…'갈등→협력' 전환점
창동주공3단지는 지난 2023년 6월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인 E등급을 받으며 재건축 확정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시장에서는 2856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입지를 바탕으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이었으나 실질적 추진 동력은 약 3년간 공전했다는 업계의 전언이다. 추진위와 당시 입대의 간의 극심한 갈등이 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내 홍보물 배포가 제한되고 기본적인 소통 창구가 차단되는 등 내부 갈등이 격화하면서 정비업계로부터 "사실상 행정 마비 상태"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내홍은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정비업계에와 추진위 내부 집계 등에 따르면 창동주공3단지의 신속통합기획 동의서 징구 속도는 인근 단지 대비 약 20~30%가량 지체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초기 단계의 핵심인 주민 동의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사업성이 희석될 우려가 제기됐던 셈이다.
정체 국면이 해소된 기점은 이달 초다. 새 입대의 집행부가 구성됐는데 재건축 추진에 보다 적극적인 인사들이어서 추진위와 '협력 중심'의 관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재건축은 정보의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 주민 신뢰가 사업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며 "창동주공3단지는 이번 집행부 간 협력을 기점으로 '정상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동화 창동3단지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장은 "지난 2~3년간 입대위와의 갈등으로 주민 소통 자체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는 각 조직이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동의율 확보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분위기도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평가다. 단지 내 소통 창구가 정상화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멈춰 있던 사업이 이제야 다시 움직이는 느낌"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추진위 역시 주민 신뢰 회복과 정보 공개를 전면에 내세우며 동의율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내부 분위기 변화는 외부의 시선에서도 감지된다. 최근 단지 내에는 5대 건설사 등 주요 건설사들이 관심을 표명하는 현수막을 게시하며 향후 사업 참여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추진위원회장은 "재건축은 결국 주민 신뢰와 사업 속도가 핵심"이라며 "집행부 간 협력을 기반으로 투명한 정보 공개를 이어가면서 동의율을 꾸준히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부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창동주공3단지의 미래 가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GTX-C 개통 시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고, 서울아레나·디지털바이오시티 조성 등이 맞물리며 최근 실거래가도 7억원 선에서 지지력을 보이는 모습이다.사진은 창동주공3단지 단지 내부 모습.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0d768886abe74.jpg)
GTX·아레나까지…창동 집값 다시 꿈틀?
아울러 사업 정상화의 또 다른 축은 집행부의 전문성이다. 위원장은 재건축 시장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공사비 문제에 대해 '내실 관리'를 강조했다.
그는 "최근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 공사비가 평당 800만~900만원 수준까지 상승한 상황"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 요인이 일부 반영된 측면은 있지만, 사업 구조와 조건에 따라 충분히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명한 사업 운영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조합원 분담금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창동주공3단지는 1990년 준공된 대단지로, 대지지분이 비교적 넓어 사업성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세권 고밀 개발이 가능할 경우 일반분양 물량 확보 여지도 있어, 강북권 내 경쟁력 있는 재건축 후보지로 꼽힌다.
외부 환경도 우호적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인 GTX-C 노선이 창동역을 정차할 예정이며, 개통 시 삼성역까지 이동 시간이 약 14분대로 단축될 전망이다.
여기에 약 2만8000석 규모의 서울아레나가 2027년 개관을 목표로 건설 중이고, 창동 차량기지 이전 부지에는 '서울 디지털바이오시티(S-DBC)' 조성도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개발 기대감은 실거래 시장에 투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창동주공3단지 전용 84㎡(국민평형)는 지난 3월 12일 2층 매물이 7억원 안팎에 거래됐다. 한때 하락세를 겪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7억원 선에서 가격 지지선을 형성하며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인근 단지들과의 시세 비교를 통한 '대장주' 입지 확인도 분주하다. 현재 창동 삼성래미안과 창동주공19단지 전용 84㎡의 매매가는 9억원 초반대에 형성돼 있으며, 대우그린 아파트는 8억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쌍문역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창동3단지는 상대적으로 가격 진입장벽이 낮으면서도 향후 재건축 시 대단지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어 문의가 꾸준하다"며 "다만 실제 거래는 금리 추이와 정비사업 속도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이번 집행부 정상화가 매수 심리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일정도 비교적 명확하다. 현재 도봉구청이 수립 중인 창동역세권 지구단위계획 결정고시 이후 정비계획 입안이 본격화될 예정이며, 추진위는 이를 토대로 조합 설립 절차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다만 변수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주민 동의율 확보가 사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고령층 비중이 높은 단지 특성상 △이주 부담 △비용 문제 △동의 확보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느냐가 좌우할 전망이다. 여기에 △공사비 상승 △금리 환경 등 외부 변수 역시 사업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추진위원회장은 "재건축은 계속해서 강조해온 주민 동의와 속도의 문제"라며 "신뢰를 기반으로 한 소통을 통해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진다면 내부에서는 7~8년 내 입주도 가능하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밝혔다.
창동주공3단지는 지금 재건축의 '재출발선'에 서 있다. 갈등을 봉합하고 협력 구조를 복원한 만큼 사업 추진 여건은 개선됐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변수들이 적지 않다. 결국 이 단지의 미래는 추진위원장이 강조한 '속도'와 '신뢰', 그리고 시장 환경이 어떻게 맞물리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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