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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열차' 본격 출발...해결해야 할 '빛과 그림자'도


[창간 26주년] 업무 AI 에이전트에서 자율공장까지
격차 해소·인식 전환·실행체계 개선 등 숙제도 많아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공장·사무실·병원 가릴 것 없이 산업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AI) 기술이 파고들고 있다. 이른바 인공지능 대전환(AX)이 막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 현장에서 보면 해결해야 할 일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인공지능 수용 격차 문제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대기업은 대체적으로 AX 전환을 서둘러 준비하는 편이지만, 중소기업은 여러 원인 때문에 AX에 대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제자리걸음 중이다. AX 전환을 지원할 솔루션 공급 기업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숫자를 늘려야 하는 것도 숙제 가운데 하나다. 각각의 기관과 기업의 AI 대전환 인식 제고와 실행체계 개선도 계속되는 중요한 과제다.

공장·사무실·병원을 가릴 것 없이 산업 전반에 AI가 파고들며 한국 경제의 구조적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챗지피티]
공장·사무실·병원을 가릴 것 없이 산업 전반에 AI가 파고들며 한국 경제의 구조적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챗지피티]

산업 전반을 바꾸는 AI - AI 에이전트에서 자율 공장까지

제조업은 인공지능 전환이 적극적으로 펼쳐지는 현장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패키징 사업장인 온양·천안 공장에 세계 최초로 반도체 패키징 무인화 라인을 가동하는 등 공정 자동화를 추진 중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는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 공장을 'AI 자율 공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자재 입고부터 생산·출하까지 전 공정에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도입하고 품질·생산·물류 AI 에이전트를 배치해 데이터 기반 분석과 사전 검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자동화를 넘어 자율화로 나아가기 위한 휴머노이드형 제조 로봇 도입도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와의 협업을 통한 AI 로보틱스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스팟 등 로봇을 산업 현장에 투입해 안전 확보와 물류 운반의 효율성 증대 등을 입증해 왔다.

이어 오는 2028년에는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투입해 자동차 부품 조립까지 더 복잡한 공정으로 로봇의 역할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공장·사무실·병원을 가릴 것 없이 산업 전반에 AI가 파고들며 한국 경제의 구조적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챗지피티]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2026)에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양산형 모델이 일반을 대상으로 공개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포스코는 쇳물 예비처리 공정에 AI를 도입해 쇳물의 상태와 슬래그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조업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제어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조업 시간을 약 3% 단축하고, 제품 실수율은 약 2%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

GS칼텍스는 AI 기반 공정 제어 시스템으로 원유 증류 과정의 불완전 연소를 줄여 공정 효율을 약 20% 높였고, HD현대미포는 AI 로봇을 용접 검사에 활용해 작업 시간을 12.5% 단축했다.

변화는 제조 현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무실에서도 AI는 인간의 동료가 되고 있다. 삼성SDS는 AI 자동화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 도입으로 회의록 작성 시간을 75%, 이메일 작성 시간을 66% 줄였다. 삼성전자는 데이터 유출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를 지난 2023년부터 사내에 전면 도입해 이메일 초안부터 코드 생성까지 통합 지원하고 있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모두 AI 챗봇을 도입했다. KB국민은행의 '똑똑이', 신한은행의 '오로라', 하나은행의 'HAI', 우리은행의 '위비봇'은 24시간 고객 응대와 업무 처리, 상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며 상담사의 업무 부담을 덜고 있다.

의료 현장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AI 음성인식 시스템으로 외래 진료 기록을 실시간으로 작성하고, 응급실 퇴실 기록을 자동 생성하고 있다. 일산병원은 경기 서북부 공공병원을 잇는 AI 기반 응급의료 네트워크를 가동해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응급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AI 전환의 빛과 그림자 - 대기업은 질주, 중소기업은 제자리걸음

공장·사무실·병원을 가릴 것 없이 산업 전반에 AI가 파고들며 한국 경제의 구조적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챗지피티]
지난해 9월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조 인공지능 전환(AX)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 전환의 물결은 모두에게 균등하게 닿지 않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기업의 AI 전환 실태와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AI 전환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제조기업은 73.6%에 달했다.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57.1%)보다 중소기업(79.7%)의 부담이 훨씬 컸다. 전문 인력 부족을 한계로 꼽는 곳도 80.7%에 달했다.

한국무역협회·고려대 융합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한국 중소 제조업체의 AI 도입률은 0.1%에 그친다. 데이터 인프라 부족, 전문 인력의 대기업 집중, 높은 초기 비용, 조직 내 공감대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정부는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 'M.AX(Manufacturing AX)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이끄는 이 얼라이언스는 AI 팩토리·자율주행차·휴머노이드 등 10개 분과로 구성되며, 현재 1300여 개 기업·대학·연구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 산업부 AI 예산 중 7000억 원을 M.AX 얼라이언스 중심으로 집행하고, 2030년까지 제조 AI 전환으로 100조 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중소·중견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하기 위해 AI 통합 바우처 사업을 추진한다. AI 바우처(252억원), 데이터 바우처(72억원), 클라우드 바우처(41억원), AX 원스톱 바우처(260억원) 등 4개 분야에 총 625억원을 투입한다.

중소벤처기업부·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사업도 가동된다. 2년간 총 36개 과제를 선정해 870억 원을 투입하며, 올해만 645억 원이 집행된다.

지금 현장에 가장 필요한 것 - "기술보다 실행, 격차보다 맞춤"

공장·사무실·병원을 가릴 것 없이 산업 전반에 AI가 파고들며 한국 경제의 구조적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챗지피티]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AI 전환의 핵심 과제로 예산,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 등을 꼽았다. [사진=챗지피티]

안광현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단장은 중소기업 AI 전환의 핵심 과제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경험의 기회다. 그는 "중소기업 대표들이 AI를 자신들의 공장에 어떻게 접목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경험하지 못하면 알 수가 없다"며 "효율과 성과를 따지기 전에 정부가 인프라를 깐다는 마음으로 더 많은 중소기업이 AI를 먼저 경험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정부의 예산 편성에서 중소 제조기업이 현장에서 AI를 경험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둘째는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이다. 안 단장은 "중소기업 대표들이 내 공장에 어떤 AI가 필요하겠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I가 뭐다 하는 추상적인 교육이 아니라, 내 공장을 어떻게 효율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성공 사례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배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종 업계 기업이 AI로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면 인식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셋째는 AI 공급기업의 수준 제고다. 안 단장은 "중소 제조기업들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AI를 접목할 수 있는 IT·AI 기업들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며 "AI를 한다고 말하는 회사는 수백 개지만, 실제로 들어가서 들여다보면 수준이 너무 낮아 AI 회사라고 보기 어려운 곳이 대부분"이라며 "제대로 된 AI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DX 시절부터 함께해온 IT 기업들이 AI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버티컬이라고 얘기하는 업종별로 강점 있는 기술 기업들을 묶어 연합 학습의 기회를 만들어주면, 각각의 장점이 시너지를 내 실력 있는 AI 솔루션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영명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AI 전환의 가장 큰 병목으로 기술이 아닌 '실행 체계'를 꼽았다. 그는 "예산이나 기술 그 자체보다, 현장의 문제를 데이터와 연결해 실제 성과로 이어지게 만드는 실행 체계가 가장 큰 병목"이라며 "많은 기업이 AI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데이터가 표준화돼 있지 않거나 공정·설비·품질·운영 정보가 분절적으로 관리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이해하고 실무에 적용할 인력과 조직적 수용 역량도 충분하지 않다"며 "결국 AI 전환의 핵심 병목은 AI 기술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도메인 지식·실행 인력·조직 내 활용 체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대·중소기업 간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격차의 원인은 단순한 기술 접근성의 차이가 아니"라며 "데이터 자산, 전문인력, 실증 환경, 투자 여력, 디지털 성숙도 전반에 걸친 구조적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최근 자율 제조, 피지컬 AI, 에이전틱 AI 같은 개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이에 대한 선도적 투자와 연구개발은 분명 중요하다"며 "하지만 AI 전환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다 보니 최신 흐름을 따라가는 쪽에 주목과 투자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AI 도입 수준이 낮은 기업들에는 최신 개념보다 데이터 정비, 기본 자동화, 품질 예측, 설비 이상 탐지처럼 지금 당장 필요한 기술이 더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모든 기업을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각 기업이 자기 수준에 맞는 AI로 실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기업별 현재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고, 데이터 인프라 구축·실증·인력 양성·테스트베드·대학 및 연구기관 연계 등을 통해 단계적 전환을 지원하는 맞춤형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병동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디지털 전환을 넘어 AI 전환의 시대로 접어든 현장에서 가장 부족한 것으로 'AI 레디 데이터(Ready Data)'를 꼽았다.

그는 "AX 관점에서 현장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은 AI Ready Data"라며 "제조현장 등 산업 현장에서 AI 학습과 추론을 위해 AI Ready Data를 확보하고 이와 함께 업무·조업별 AI 에이전트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중소기업 간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 윤 교수는 "AX는 초기 투자와 GPU, 인력 등의 리소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격차를 당장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산업부와 중기부에서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AX 사업들이 기획되고 있으며, 앞으로 3~5년간 지속적으로 투자하면 격차 해소에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견·중소기업 경영진이 스스로 관심을 갖고 내부 역량을 키우며 자체 투자하는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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