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금감원]④ETF LP 차입·코인 시세조종 '기획 조사'

[2026 금감원]④ETF LP 차입·코인 시세조종 '기획 조사'

코인 시장 금융 범죄 근절 본격화⋯AI 활용 조사·감시 강화

[아이뉴스24 성진우 기자] 금융감독원이 올해 상장지수펀드(ELF) 유동성공급자(LP)의 주식 차입과 대여, 가상 자산 관련 부정 거래에 대한 기획 조사에 착수한다.

금융감독원은 9일 발표한 2026년도 업무 계획에서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를 위해 증권회사·산운용사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중점 점검한다고 밝혔다. 불건전 영업행위 중에서는 LP 증권사의 ETF 차입주식(저율 수수료 적용) 재대여 관행이 꼽혔다.

ELF LP의 차입 주식 재대여 관행은 ETF LP 증권사의 불법 공매도 의혹에서 시작된 이후 차익거래 관행에 대한 형평성 위배 논란으로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증권사의 ETF LP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기획 조사를 통해 의혹 해소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올해 가상 자산시장의 주요 고위험 분야에 대해 기획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코인 관련 각종 금융 범죄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단순 모니터링 차원을 넘어 본격적인 범죄 근절에 나서겠단 취지다. 최근 금감원은 신속한 사법 처리를 위해 '시장 감시→기획 조사→강제 수사'로 이어지는 수사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른바 '가두리'(가두리 펌핑) 방식을 통한 코인 시세 조종을 주요 고위험 분야로 분류하고 조사에 착수한다. 가두리 펌핑이란 거래소 해킹, 점검 등 이유로 입출금이 금지된 상황을 이용해 코인 매수·매도량을 조절하는 행위다. 별다른 이유 없이 짧은 시간에 시세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커진다. 국내 거래소에만 상장된 코인의 경우 시가총액이 작다 보니 그간 가두리 펌핑 현상이 종종 관측됐다.

가두리 상황에서 시세가 급등락하는 코인을 뜻하는 '경주마 코인' 역시 조사 대상에 올랐다. 또한 거래소에서 가격 변동률이 초기화되는 특정 시간에 급격히 변동성이 커지는 코인도 경주마 코인에 포함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간 투자자가 이러한 코인을 추종 매매하다 시세 조종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단 지적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자동 매매 프로그램(API)을 활용한 시세 조종도 조사할 계획이다. 대규모 자금으로 가상 자산을 선매매하고 API를 통해 고가 매수 주문을 반복 제출하며 가격을 올리는 방식이다. 거래량이 폭증한 듯한 착시 현상을 일어나 가격이 왜곡된다. 작년 11월에도 API로 가격을 급등시켜 수십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일당이 금융위원회를 통해 고발 조치된 사례가 있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허위 사실을 유포해 거래량을 늘리는 등 부정 거래도 고위험 분야로 분류돼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시장 조사 및 감시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작업에도 착수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불공정거래 조사 시스템에 새롭게 접목, 이상 급등 자산을 초·분 단위로 분석하고 혐의 구간·그룹 등을 자동으로 적출할 계획이다. 시장 감시 시스템에도 AI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가상 자산 2단계 법안으로 불리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준비도 서두르겠단 뜻을 내비쳤다. 해당 법안에는 가상 자산 발행 및 거래 지원 관련 공시 체계와 디지털 자산업자 등의 인가 심사 업무를 위한 매뉴얼 등이 담길 예정이다. 최근엔 논의 과정에서 가상 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 거론되면서 업계 측 반발에 직면한 상태다.

/성진우 기자(politpet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