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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털' 쿠팡…신뢰 회복까진 '험로'


개인정보 유출 후폭풍⋯청문회·보상 대응 엇박자
"보상안 조건 없다"는 설명에도 불신 해소는 과제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고객과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지만 좀처럼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범석 의장의 사과와 보상안 발표로 사태 진화에 나섰으나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나타난 경영진의 발언 태도와 내용 등의 논란이 확산하면서 신뢰 회복 동력 확보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업계에 따르면 김범석 의장 명의의 사과문 발표 이후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가 최근 열린 국회 연석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경위와 책임·보상 방안에 대해 답변했으나 국민적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로저스 대표는 국회에서 쿠팡이 마련한 구매 이용권 보상안을 두고 "전례 없는 수준의 보상"이라고 밝혔는데, 이를 두고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고객들이 허위 정보를 받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은 여론을 더 악화시켰다는 지적을 받는 대목이다. 해당 발언을 두고 일부 의원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피해를 입은 고객의 문제 제기 자체를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쿠팡은 청문회를 앞두고 김 의장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어 다음 날에는 개인정보 유출 통지 대상인 3370만명 고객 전원을 대상으로 한 보상안을 공개했다.

보상안은 개인정보 유출 통지 대상 고객에게 구매 이용권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쿠팡 전 상품과 쿠팡이츠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용권과 함께 쿠팡트래블, 알럭스 등 일부 서비스 전용 이용권을 포함하는 구조다. 쿠팡은 이를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저스 대표는 국회 청문회에서 '보상에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약관을 포함할 계획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용권에는 어떤 조건도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향후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될 경우 보상안을 근거로 손해액 감액을 추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소송이 진행된다면 이것이 감경 요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보상안 발표 이후 고객 여론은 여전히 차분하지 않은 분위기다. 정치권과 일부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쿠폰 형태의 보상이 실질적인 피해 구제라기보다는 자사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는 방식에 가깝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용처가 제한된 이용권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사안의 성격에 비해 보상 방식이 적절한지를 두고는 평가가 분분하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새해를 맞이해 진행하는 프로모션이 화제다. 최근 논란이 된 쿠팡의 '5만원 구매이용권 보상안'을 저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와서다. [사진=무신사]

이 같은 상황은 이커머스 시장 내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새해를 맞아 회원을 대상으로 총 5만원 규모의 쿠폰북을 공개하며 할인 프로모션에 나섰다. 카테고리별로 구성된 쿠폰팩은 시기적으로 쿠팡 보상안과 맞물리며 자연스럽게 비교 대상이 됐다.

무신사와 쿠팡은 과거 직원 이직을 둘러싼 소송을 벌인 바 있어 이번 프로모션을 두고 양사 간 경쟁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보안 사고를 넘어 플랫폼 기업의 책임과 신뢰 관리 역량을 가늠하는 계기로 보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규모와 편의성만으로는 장기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 다시 한 번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 의장의 사과와 보상안 발표 이후 곧바로 열린 청문회인 만큼 쿠팡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가 많다"며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된 상황에서 이를 얼마나 빠르게 해소하느냐가 향후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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