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54분만에 코인 1000억개 털렸다⋯신고는 6시간 뒤에

[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지난달 해킹 공격을 당한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54분 만에 코인 1000억개가 넘게 외부로 전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번 해킹 시도는 지난달 27일 오전 4시 42분부터 오전 5시 36분까지 54분간 이뤄졌다.

한 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알 수 없는 외부 지갑으로 전송된 가상자산 규모는 솔라나 계열 24종 코인 1040억6470만여개(약 445억원)에 달했다. 1초당 코인 약 3200만개(약 1천370만원)가 빠져나간 것.

피해 코인 개수 기준으로는 '봉크(BONK)'가 1031억2238만여개(99.1%·15억2621만원)로 가장 많았다.

피해 금액 기준으로는 '솔라나(SOL)'가 189억8822만원(42.7%)으로 가장 컸다. 그 뒤를 '펏지펭귄' 38억5162만원(8.7%), '오피셜트럼프' 29억1763만원(6.6%)가 이었다.

업비트는 해킹 시도를 인지한 지 18분 만인 오전 5시 긴급회의를 열었고, 오전 5시 27분 솔라나 네트워크 계열 디지털자산 입출금을 중단했다. 오전 8시 55분에는 모든 디지털자산 입출금을 중단했다.

그러나 금감원에 해킹 사실을 처음 보고한 시점은 오전 10시 58분으로, 해킹 사고 인지 이후 6시간이 넘게 흐른 후였다.

강민국 의원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1위 기업인 업비트가 해킹으로 1000억개 이상 코인이 유출됐음에도 6시간 넘게 늑장 신고했다"며 "(유출 대상이 된) 솔라나 플랫폼 자체의 구조적 문제인지, 업비트 결제 계정 방식 문제인지에 대한 조사도 확실하게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행법상 가상자산사업자의 해킹 사고와 관련해 제재나 배상을 물릴 수 있는 직접 조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금감원이 현재 업비트를 현장 점검 중이지만 현실적으로 중징계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