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누보톤, 연산 능력 100배 높인 AI MCU 공개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대만 반도체 기업 누보톤 테크놀로지(이하 누보톤)가 전작 대비 인공지능(AI) 추론 성능을 100배 높인 차세대 인공지능(AI)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솔루션을 공개했다.

누보톤은 24일 서울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세대 AI MCU '누마이크로 M55M1'와 AI 모델 개발·배포 툴킷 'NuML'을 선보였다.

MCU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입출력, 타이머 등을 한 칩에 통합한 초소형 반도체다. 가전제품, 자동차, 산업기기, IoT, 스마트폰 등에 탑재돼 네트워크에 연결 없이도 제어·연산 기능을 수행한다.

누보톤이 공개한 '누마이크로 M55M1'은 'Arm 코어텍스 M55 중앙처리장치(CPU)'와 '에토스 U-55 NPU'를 탑재, 최대 110GOPS 연산 성능을 구현한다.

곱스(GOPS, Giga Operations Per Second·초당 기가 연산)는 초당 수행할 수 있는 연산 횟수를 의미한다. 기존 고성능 MCU의 처리 속도가 1GOPS인 것을 감안하면, AI MCU의 연산 성능이 100배 이상 향상된 셈이다.

이 제품은 또 내장된 1.5MB S램 및 2MB 플래시 메모리를 통해 여러 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다.

이 제품은 6단계의 저전력 전력관리 모드와 음성 활동 감지(VAD), 스마트 모션 감지, Arm 트러스트존 기반 보안 기능 등을 갖췄다. 이를 통해 데이터 전송에 따른 지연과 보안 문제를 줄이고, 현장에서도 즉각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엣지 인텔리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누보톤은 이번 신제품이 엔드포인트 AI 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보톤이 표방하는 엔드포인트 AI는 클라우드 의존형 AI에서 벗어나 초저전력·초저지연·강화된 보안을 제공하는 온디바이스 AI 개념이다.

크리스 셰 누보톤 마이크로컨트롤러 사업부 매니저는 "우리는 고객이 더 빠르고, 손쉽게 혁신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직관적인 개발 툴을 모두 제공하고 있다"며 이는 "MCU AI 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말했다.

엔드포인트 AI는 △실시간 응답 △개인정보보호 강화 △오프라인 동작 △배터리 효율 극대화 등 클라우드 기반 AI의 한계로 지적되던 핵심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스마트 홈, 의료 및 헬스케어, 교육 안전 시스템, 예지정비 산업, 교통 및 보안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필요한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이날 누보톤은 △AI 기반 약물 분류 시스템 △AI 기반 제스처 인식 및 자세 분석 △AI 기반 얼굴 특징 탐지 및 인식 △자동 식판 결제 시스템 등 AI 어플리케이션 적용 사례를 시연했다.

누보톤은 NuML 툴킷과 NuMaker 개발보드를 통해 개발자 친화 생태계도 확장했다. 텐서플로우 라이트 기반의 모델 변환, 튜닝, 배포 과정을 간소화해 개발자가 기존 AI 모델을 손쉽게 MCU 환경에 이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누보톤은 이날 한국을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 중 한 곳으로 꼽았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 음성 인식과 관련, AI 가전제품 분야를 주목하고 있으며, 공장에서의 센서를 통한 감시 및 검사의 자동화를 비롯해 의료기관 및 보안 분야에서도 협업 기회를 찾고 있다.

한 누보톤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삼성·LG 등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AI 기술을 적용한 MCU를 채택하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라며 "누보톤 코리아도 국내 고객사와 긴밀하게 AI MCU 제품 개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누보톤은 지난 2020년 파나소닉을 인수합병한 이후 연평균 10% 후반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