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휠체어를 밀었을 뿐인데”…감사가 만든 따뜻한 직장

[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처음 계약직으로 입사했을 때 항상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대해주시고, 잘 챙겨주신 A님 덕분에 이 직장에 계속 다니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5월에는 다리를 다쳐 불편했는데, 나가고 싶지 않냐며 휠체어를 끌고 학생 축제 현장을 함께 돌아다녀 주셨죠. 그 따뜻한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지난 5월 말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교내 잔디밭에서 연 ‘유길상 총장과 함께하는 경청 피크닉’에서 소개된 감사 사연이다.

100여명의 교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평소 고마움을 느꼈던 동료나 선후배에게 쓴 편지를 접수받아 소개했고, 총 77건 중 이 편지가 최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편지의 주인공 A씨는 “그저 작은 배려를 했을 뿐인데, 감사의 주인공이 된 점에 제가 오히려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하며 무대에 올랐다.

또 다른 편지의 주인공 B씨는 이렇게 감사 받았다.

“제가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마다 마치 본인의 일처럼 공감해 주셨고, 미처 말하지 못한 감정까지도 알아봐 주셨어요.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현실적인 조언과 지지 덕분에 다시 웃을 수 있었습니다. 그 따뜻한 말과 행동, 꼭 돌려드리겠습니다.”

C씨에게 보내진 편지도 있었다.

“직장 업무에 자신이 없던 시기, ‘당신의 도도하고 자신감 넘치던 모습이 좋았다’는 말을 듣고 힘이 났습니다. 그 말 한마디 덕분에 눈물도 났지만, 더 행복해졌어요.”

이처럼 사소하지만 진심 어린 감사의 표현은 한국기술교육대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감사의 물결’ 캠퍼스에 번지다

대학은 지난 4월부터 ‘Thank You Wave’(감사의 물결) 카드뉴스를 매달 구성원에게 발송해, 일상 속 감사 실천법을 공유하고 있다.

캠퍼스 내에 긍정과 존중의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한 시도다.

23일 충남 예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2025년 하계 직원 연수’에서도 감사문화가 중심 주제로 다뤄졌다.

이날 연수에는 감사문화 전문가 양병무 감사나눔연구원장이 ‘놀라운 감사의 힘’을 주제로 270명의 교직원에게 특강을 진행했다.

양 원장은 “감사의 말과 행동이 쌓이면 자존감과 창의력, 건강과 관계, 그리고 삶의 만족도가 향상된다”며 “감사일기를 쓰는 습관이 행복한 삶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해 큰 호응을 얻었다.

앞서 5월에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휴먼아카데미’ 특강에서도 ‘감사의 힘은 탁월한 능력’이라는 주제로 감사의 가치를 전했다.

총장의 철학이 바꾼 캠퍼스 풍경

감사문화의 정착은 지난해 6월 부임한 유길상 총장의 철학에서 출발했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직원과 학생 모두가 자존감을 느끼고 신명나게 일하는 ‘행복한 캠퍼스, 행복한 일터’를 만들겠다”고 밝혀왔다.

유 총장은 “삶도, 조직도 결국 생각하는 대로 흘러간다”며 “감사를 생활화하면 구성원이 행복해지고, 자연스럽게 조직 성과도 따라온다. 한국기술교육대가 이 문화를 사회로 확산하는 중심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감사의 말’ 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조직 문화를 바꾸는 동력이 되고 있다.

한국기술교육대 캠퍼스에는 오늘도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잔잔히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