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인가 시간 때우기인가… 세종 중학교 스포츠클럽 운영 실태 질타

[아이뉴스24 강일 기자] 세종시 중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창의적 체험활동(이하 창체활동) 스포츠클럽이 ‘정규 수업’의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단순한 ‘시간 때우기’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종시의회 박란희 의원(다정동·더불어민주당 교육안전위원회)은 9일 열린 세종시교육청 교육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같은 운영 실태를 지적하며 “학생 중심의 교육 본질 회복과 양질의 교육 경험 제공을 위한 구조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스포츠클럽은 학생의 건강 증진은 물론 공동체 의식과 갈등 조절 능력을 키우는 중요한 교육 활동”이라며 “하지만 현재 현장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이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관리 부실과 교사의 과도한 부담까지 겹쳐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세종시 관내 중학교에서 운영 중인 스포츠클럽은 총 673개에 달하며, 학생들은 3년 동안 총 136시간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 중 약 80%인 539개 활동이 체육 전공이 아닌 일반 교과 교사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육 전공 교사가 담당하는 경우는 전체의 8%에 불과하다.

박 의원은 “비전공 교사들이 본인의 전문성 밖인 체육 종목을 맡아야 하는 상황은 심리적 부담을 유발하고, 이는 곧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일부 수업에서는 담당 교사가 단순 관리자로만 참여하거나, 영상 시청이나 학생 자율 활동으로 대체되는 등 비효율적인 수업 운영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학생들의 흥미와 학습 의욕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결국 스포츠클럽 활동 자체가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경험으로 남게 될 수 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지적이다. 나아가 “정규 교육과정임에도 불구하고 형식적 운영이 계속된다면 이는 명백한 학습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학교 간 운영 환경의 격차도 문제로 지적됐다. 박 의원은 “시설, 인력, 예산에서 학교 간 격차가 존재해 스포츠클럽 종목 수나 운영 수준에 큰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 같은 격차는 교육 기회의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의원은 끝으로 “학교 스포츠클럽은 신체 활동을 통한 전인교육과 갈등 해소, 나아가 학교폭력 예방이라는 중요한 목적을 갖고 시작됐다”며 “이러한 교육적 목적이 퇴색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기적인 실태조사와 함께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시교육청에 강력히 촉구했다.

/세종=강일 기자(ki005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