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기업 빵집 출점 규제 연장…6일 협약식 열어 발표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의 골목상권 진입을 제한하는 '제과점업 상생협약'이 규제 범위가 다소 완화된 형태로 연장된다. 출점 제한 거리를 기존 500m에서 400m로 줄이고, 신규 출점 가능 점포 수를 전년 2%에서 5%까지 늘리는 것이 골자다. 규제 대상에서 빠져있던 더본코리아의 '빽다방 빵연구소'는 새로 맺게 될 협약에 포함돼 출점 규제를 받는다.

2일 아이뉴스24 취재를 종합하면 동반성장위원회와 대형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대한제과협회 등은 오는 6일 만료되는 제과점업 상생협약을 5년 연장하기로 했다. 달라진 시장 환경을 고려해 이대로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있었으나,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며 다소 완화된 형태로 이어가는 데 뜻이 모였다. 동반성장위와 이해관계자들은 기존 협약이 만료되는 6일 협약식을 열어 새로운 내용의 상생협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은 동네빵집 반경 500m 이내에서 매장을 열 수 없고, 신설 점포 역시 전년 대비 2% 이내로만 출점 가능하다. 지난 2013년 제과점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될 때부터 해당 규제를 받기 시작했고,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제외된 2019년부터는 제과협회와 체결한 제과점업 상생협약으로 사실상 동일한 규제를 받고 있다.

문제는 해당 규제가 처음 생겼던 10여 년 전과 최근 시장 환경이 완전히 달라진 점이다. 커피 전문점, 편의점,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 빵을 유통하는 채널이 다양해졌고, 초대형 매장의 독립 빵집이 우후죽순 들어서는 상황이지만 이들에 대한 규제는 없다. 이 때문에 대기업 빵집들은 자신들이 사실상 역차별을 당하는 중이라고 주장해 왔다.

새롭게 맺을 상생협약은 출점 제한 거리를 기존 500m에서 400m로 줄이고, 신규 출점 가능 점포 수를 전년 2%에서 5%까지 늘리기로 했다. 출점 제한 거리의 경우 300m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고, 350m라는 중재안도 제시됐지만, 결국 400m로 결정됐다. 업계에서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상당 부분 양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소 숨통은 트였지만 유의미하게 신규 출점을 늘릴 수 있는 변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제과·제빵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빵집 입장에서 규제 완화 수준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변화의 시에 만족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점 제한 기업도 추가된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 빵연구소가 상생협약 대상에 포함돼 규제를 받는다. 빽다방 빵연구소는 전국 18개 매장을 운영하는 베이커리 카페 브랜드다. 전국 34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나 14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뚜레쥬르와 비교할 때 규모 차이가 크지만 외식업계에서 더본코리아의 위상과 영향력을 간과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 2018년 1호점을 낸 신규 사업자가 초기부터 암초를 만났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공격적인 확장 정책을 펼치는 브랜드가 아닌 만큼 당장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실제로 더본코리아 측은 이번 상생협약 협의 과정에서 별다른 반대 입장을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동반성장위와 제과·제빵업계는 이날 마지막 실무회의를 열어 협약 세부 내용을 막판 조율할 계획이다. 기존 점포가 불가피하게 위치를 옮기거나 폐업할 경우 영업 구역 내에서 이전과 재출점을 허용하는 협약 예외 조항이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측은 기존대로 유지하자는 입장이고, 제과협회는 타인이 이전·재출점할 경우엔 제한 거리를 기존 90m에서 150m까지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