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KAIST와 서울대학교병원 공동연구팀이 암종별 돌연변이가 대사경로를 통해 어떻게 세포대사에 변화를 일으키는지 체계적으로 예측하는 컴퓨터 방법론을 개발했다.
암을 유발하는 대사물질을 예측해 새롭게 발굴하고, 이를 기반으로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현욱 교수, 이상엽 특훈교수, 서울대학교병원 고영일 교수, 윤홍석 교수, 정창욱 교수 연구팀이 참여한 이 연구 논문은 생명공학 및 유전학 분야 대표 국제학술지인 게놈 바이올로지 (Genome Biology) 誌에 실렸다.
암은 정상세포와 다른 비정상적인 대사를 하며, 변이된 대사로 인해 암이 유발될 수 있다. 암 유발 대사물질이란 세포 내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암을 유발하는 대사물질을 말한다. 이러한 대사물질들은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의 영향으로 대사 과정 중에 비정상적으로 높은 농도로 축적되며, 이러한 축적은 암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촉진한다.
이에 따라 암을 진단, 치료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암 대사반응에 대한 연구가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암 대사 내 주요 효소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까지 개발됐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주목받고 있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팁소보(성분명: 아이보시데닙)’와 ‘아이드하이파(성분명: 에나시데닙)’등이 암 유발 대사물질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들이다.
하지만, 암 대사 연구와 새로운 암 유발 대사물질 발굴을 위한 실험적 연구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암과 관련된 많은 유전자 돌연변이들이 밝혀졌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암 유발 대사물질은 극소수만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세포 내 모든 대사반응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어 다양한 조건에서 세포의 대사 정보를 예측할 수 있는 '게놈 수준의 대사 모델'에 국제 암 연구 컨소시엄에서 공개하고 있는 암 환자들의 전사체 데이터를 통합해, 24개 암종에 해당하는 1043명의 암 환자에 대한 대사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이어 이 모델과 동일 환자들의 암 체세포 돌연변이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 별로 모든 대사물질들의 활성을 예측하고, 이에 연관된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와 이에 연결된 대사물질들을 차례로 선별하는 과정을 통해 ‘유전자-대사물질-대사경로’ 조합을 완성하는 컴퓨터 방법론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개발한 컴퓨터 방법론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수집한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와 신장암 환자의 데이터를 이용해 검증했다. 컴퓨터 방법론을 통해 예측된 유전자-대사물질 쌍을 기 확보한 환자 유래 데이터들과 비교 분석한 결과, 각 유전자의 돌연변이 여부에 따라, 예측된 대사물질의 농도가 유의미하게 달라짐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검증된 컴퓨터 방법론을 통해, 18개 암종을 대상으로 4천여 개 이상의 유전자-대사물질-대사경로 조합을 예측했으며, 치료제가 부족한 뇌암에 대해서는 뇌암 관련 대표적인 유전자 돌연변이들과 유의미하게 연관된 것으로 예측된 대사물질 및 대사경로들을 출판된 논문 데이터와 비교 검증한 결과, 약 70%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논문의 공동 제1 저자인 이가령 박사(現 다나파버 암센터 및 하버드 의과대학 박사후연구원)와 이상미 박사(現 하버드 의과대학 박사후연구원)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방법론은 다른 암종에 대해서도 쉽게 적용될 수 있으며, 유전자 돌연변이가 대사경로를 통해 어떻게 세포대사에 변화를 일으키는지 체계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최초의 컴퓨터 방법론이라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욱 교수는 “이번 공동연구의 결과는 향후 암 대사 및 암 유발 대사물질 연구에서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논문명 : Prediction of metabolites associated with somatic mutations in cancers by using genome-scale metabolic models and mutation data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