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자원탐사나 부지특성 평가를 위해 땅 속 깊은 곳까지 들어가는 심부시추공은 깊이 들어갈수록 궤적이 틀어진다. 정밀한 시추를 위해서는 이같은 궤적오차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장비가 필요하다.
28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땅 속 내시경 물리검층 기술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한 '심부 시추공 굴진 궤적 측정 장비'를 개발해 이 분야 장비 국산화의 첫 발을 내딛었다고 밝혔다.
시추공은 수직으로 굴진되지 않는다. 많은 경우에 3~5°의 편차각을 보이고 깊이가 깊어질수록 더 벗어나는 경향이 있다. 시추공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벗어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심부탐사에 중요한 정보다. 시추공을 이용하는 물리탐사 자료 해석에도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굴진 심도가 깊어질수록 그 중요성이 더해진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시추공 공곡검층(시추공의 기울어짐과 방향, 즉 좌표를 구하는 것)을 별도로 수행하지 않고, 주로 시추공벽 영상검층 장비에 부착된 가속도계와 자력계로부터 시추공의 궤적을 알아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시추공 보호를 위해 시추공 측벽에 철재 케이싱(파이프)을 설치하는 경우 자력계를 사용하는 전통적 방식의 공곡검층이 불가능해진다.
지질연 심층처분환경연구센터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속도계, 자력계와 함께 고성능 자이로(기울기) 센서를 채용한 공곡검층장비 'K-DEV'를 개발했다.
개발한 장비는 최대 1.6 km 깊이까지 적용 가능하며, 실시간 자료처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케이싱이 설치된 시추공에서도 정확하게 궤적을 측정할 수 있다.
또한 실시간 통신 및 지상 제어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공곡 자료 뿐만 아니라 온도, 압력, 그리고 자연감마선까지 함께 연속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지질연은 "이번 기술 개발은 국내의 시추, 지질조사, 물리탐사 장비가 대부분 외국 전문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에게 접근성 있는 시추공 물리검층 기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연구소가 수행하고 있는 지구물리 관측망 구축, 이산화탄소 지중 저장,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연구 등 심부 시추공을 활용하는 다양한 분야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발자인 조영욱 박사는 “이번 K-DEV 개발을 통해 외국기업들에 의존하고 있던 국내 물리검층 장비를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됐다”고 의의를 밝혔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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