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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토대' 깃발 든 진옥동, 신한금융 판을 바꾼다


회추위, '유연한 에너지' 평가…박수 칠 때 떠나는 조용병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용퇴하고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새로운 신한금융지주를 연다. 진 회장 내정자는 수평적이고 유연한 리더십과 국내 1등 은행으로 이끈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을 제치고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선출됐다. 진 행장의 선출에는 리더십과 경영 성과뿐 아니라 주주들의 지지 또한 뒷받침됐다.

신한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신한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 조용병 회장 "사모펀드 사태 책임지고 세대교체"

조 회장은 지난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부담과 미래 비전을 고려해 스스로 용퇴를 결정했다.

조 회장은 8일 기자들과 만나 "선대 회장님이 6년 하면서 제가 이 자리까지 왔다"면서 "재판 관련해 4년간 고생도 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여러 제약도 받으면서 위기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제가 더 해서 조직을 안정시키는 게 맞느냐, 아니면 후배에게 물려주는 게 맞느냐를 고민했다"면서 "차기와 차차기를 볼 때, 훌륭한 후배들이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그간 사모펀드 사태 등을 고려할 때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세대교체를 통해 변화를 주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글로벌 이익을 매년 20% 이상 끌어올리며 '글로벌 신한'으로 성장시켰다.지난해 그룹 4조19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최초로 순이익 4조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 3분기에는 KB금융을 앞지르고 '리딩뱅크'를 탈환했다. 이번 용퇴로 박수 칠 때 떠나라는 격언을 실천에 옮겼다.

◆ 진옥동 vs 임영진…유연한 에너지가 갈랐다

조 회장이 용퇴 후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2파전으로 좁혀졌으나, 진 행장이 단독 후보로 선출됐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2017년부터 오랜 기간 신한카드를 이끌며 신한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 실적을 견인해 왔다. 2016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거쳐 2017년 신한카드 사장으로 올랐으며 신한카드를 업계 1위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하지만 그룹사 내 맏형 격인 신한은행을 이끄는 진옥동 행장의 벽은 높았다. 그룹사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는 만큼, 쉽지 않았을 것으로 은행 관계자들은 전했다.

진 내정자가 이날 단독 후보로 선출된 배경은 수평적이고 유연한 리더십, 신한은행을 업계 1위로 끌어올린 경영성과, 일본 주주들과의 신뢰 관계로 해석한다.

성재호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위원장은 이날 "이번 회추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불확실한 미래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역량과 그룹 내 외부의 에너지를 축적하고 결합하는 리더십을 갖춘 후보가 차기 회장 후보에 올라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이에 회추위는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 교포 주주들과도 친밀한 일본통

재일교포 주주들의 신임을 얻고 있다는 점도 그가 회장으로 선출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신한금융지주는 1982년 재일교포들의 자본을 통해 설립됐다. 재일교포들의 지분율은 15~20%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사회 내 재일교포 비중도 약 28%에 이른다. 이사회 위원 14명 중 4명이 재일교포 출신이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 대표이사는 재일교포와의 신뢰도 형성이 중요한 덕목으로 꼽힌다.

진 내정자는 1997년 신한은행 오사카지점 차장으로 해외사업에 발을 들인 뒤 일본 지점장, 법인장, 대표직을 수행하며 재일교포 주주들과 신뢰를 쌓은 신한은행 내 대표적인 '일본통'이다.

조 회장은 처음 취임하던 2017년 주주총회에서는 99.60%의 득표율을 얻었지만, 2020년 주주총회에선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금융당국의 제재로 56%의 득표율에 그쳤다. 44%는 반대했다. 이 문제를 재일교포 주주들이 유심히 살핀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 진옥동 "100년 기업 토대 다지겠다"

진 내정자는 라임펀드 사태 등이 불거지고 코로나19가 발생한 2019년 취임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미래 지속 가능 성장의 발판을 다졌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조직문화를 쇄신하고 핵심성과지표(KPI) 등 제도를 개혁하며 경영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KPI는 영업목표를 주고 초과 달성을 유도하는 시스템이었다. 이에 따라 무조건 영업실적을 쌓아야 하는 압박이 개인과 영업점 및 본점 부서마다 존재했다. 이러한 KPI의 부작용을 막고 고객 중심 경영으로 탈바꿈했다. 진 행장은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21년 라임 펀드에 대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에서 경징계로 제재 수위를 경감 받기도 했다.

진 내정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는 100년 신한을 위한 베이스를 만들 것"이라면서 "지속 가능한 경영을 통해 고객과 직원들, 주주, 사회에 책임 있는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 가능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재무적 크기의 이익보다는 기업이 오래가기 위해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지금 시대적으로 요구받는 고객 소비자보호에 가장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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