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에 시퍼런 곰팡이 득실득실…무균공정 제조사는 억울?


제조·유통·보관 과정에서 공기유입 가능…원인규명 어려워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충남에 거주하는 A(54·여)씨는 최근 햇반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밥의 표면 전체가 초록색 곰팡이로 물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유통기한이 사흘 지나기는 했지만 섭취가 가능한 소비기한은 더 길기 마련인데 곰팡이가 시퍼렇게 전체를 덮은 것이 이해가 안간다"며 "습기가 많은 여름철도 아니고 겨울철에 곰팡이가 핀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햇반 매일잡곡밥 제품이 곰팡이로 뒤덮여 있다. [사진=독자 제공]
햇반 매일잡곡밥 제품이 곰팡이로 뒤덮여 있다. [사진=독자 제공]

즉석밥 햇반에서 곰팡이가 발견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고객센터 문의 후기 등 즉석밥 곰팡이 관련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단 햇반만의 문제는 아니다. 햇반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뚜기를 비롯해 다른 즉석밥 업체의 제품에서도 곰팡이 사례가 종종 보고된다. 제조사는 제조 과정에선 곰팡이가 발생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곰팡이 등 문제 발생 시 제조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8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햇반은 무균 공정 과정을 거친다. 클린룸에서 살균한 포장재를 이용해 진공 포장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사람도 들어가지 않기에 미생물이 일체 발생하지 않는 환경에서 무균 상태로 포장된다는 설명이다.

이후 출고 전 최종 검수 단계에서 밀봉 상태의 햇반 무게 측정을 한다. 무균 상태에서 밀봉을 했기에 용기가 파손되어 공기나 물이 들어갈 경우 무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무게 측정을 마친 햇반은 엑스레이 촬영까지 마친 후에 박스로 포장되어 출고된다. 방부제 첨가 없이도 상온에서 오랫동안 보관 가능한 이유도 이와 같다. 이렇게 출고된 제품은 대형마트나 온라인 판매점으로 옮겨진다.

하지만 완벽한 밀봉을 거쳐서 출고되어도 유통이나 보관 과정 중 어디에서라도 미세한 상처가 발생하면 공기가 유입되면서 곰팡이가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문제는 어느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원인 규명이 어렵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햇반은 무균 공정을 거치기에 제조 과정상에서 곰팡이가 발생할 수 없는 구조"라며 "유통 과정이나 판매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유통 과정에서 물건이 떨어지거나 혹은 소비자가 쇼핑하는 과정에서 상처가 생길 가능성이 있긴 하다"며 "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밀봉 자체에도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기에 원인을 규명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CJ제일제당은 햇반과 관련해 피해가 접수되면 제품을 회수한 후 원인에 관계없이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 제조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고 자신해도, 제조사로서 책임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는 탓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조과정에서 문제가 없다고 해서 제조사에게 책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통 중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품 용기의 내구성을 강화한다든지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밝혔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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