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동네방네]'순애묘'가 있어 따뜻한 '순처냥이' 겨울나기


길고양이 보호·관리 책임지는 순쳔향대 봉사동아리 '순애묘'

[아이뉴스24 이숙종 기자] 매서운 한파가 시작되고 혹독한 겨울이 오면 길에 떠도는 고양이들은 생명을 위협받을 정도의 시련이 닥친다. 원래 밖에 사는 동물이니 '추위는 이겨내겠지' 라는 생각을 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겨울을 대비해 가을부터 최대한 많이 먹어 지방층을 두껍게 하고 촘촘하게 털을 찌워 덩치를 불려도 맨몸으로 길 위의 혹한을 버텨내기 쉽지 않다.

조금이라도 온기가 있는 곳으로 나와보려 해도 혐오와 배척의 시선에 더 추운 곳으로 숨어들 수 밖에 없다. 도시는 사람만이 사는 곳은 아닌데 말이다.

길고양이도 생태계의 구성원이라고, 색안경 낀 사람들의 시선이 아닌 공존의 길을 만들어가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학생들이 있다. 순천향대 봉사동아리 '순애묘' 다.

약 6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순애묘는 인간과 길고양이의 안전하고 행복한 공존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순처냥이' 라고 불리는 고양이들에게 먹이와 중성화수술(TNR), 의료케어 등을 진행한다. 비용은 동아리 회비와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순애묘 동아리 회원들이 만든 집에서 고양이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이숙종 기자]
순애묘 동아리 회원들이 만든 집에서 고양이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이숙종 기자]

순애묘 활동은 교내 구성원들의 작은 관심에서 시작됐다. 순애묘가 만들어지기 몇 년 전부터 학교 내 고양이들은 교수, 직원들 그리고 몇몇 학생들의 돌봄을 받고 있었다. 점차 길고양이를 돌보는 봉사자들이 늘면서 체계적인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자 지난 2020년 정식 동아리가 만들어졌다. '순애묘'가 만들어지기까지 학생들의 뜻을 지지하고 공감해준 학교의 도움이 컸다.

◆돌봄을 넘어 인식개선 캠페인도 진행

길고양이와 공존하는 길을 선택했다고 해서 무작정 다가가 돌봄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길고양이는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와 다르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규칙을 정했다. 교내 고양이에게 간식 주지 않기, 길고양이 되도록 만지지 않기, 새끼 고양이 함부로 구조하지 않기 등이다.

교내 고양이들은 사료와 물을 매일 충분히 공급받고 있기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주는 간식을 받아먹다 보면 영양 불균형, 비만과 그에 따른 합병증 등의 건강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져 학생들에게 이를 알리는 인식개선 캠페인도 진행한다.

순애묘 동아리회원들이 '순처냥이'들의 겨울나기를 위한 집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이숙종 기자]
순애묘 동아리회원들이 '순처냥이'들의 겨울나기를 위한 집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이숙종 기자]

또 중성화수술(TNR)과 아픈 고양이들을 치료하는 일도 활발히 하고 있다. 중성화수술은 해당 구역 내 고양이 개체 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길에서 살아가기 어려운 아픈 고양이인 경우 입양을 주선하기도 한다.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축제 등의 행사 시 퀴즈와 포스터 부착, 이벤트, SNS 플랫폼 카드 뉴스 게시 등의 홍보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박미나 학생은 "고양이게 밥을 주고 보호하면 계속 개체수가 늘어나고 쓰레기를 헤집어 놓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자신의 구역안에서만 움직이는 특성이 있어 먹을 것이 충분하다면 주변이 지저분해 질 이유도 없고, 중성화수술이 이뤄지면 개체수도 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보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고양이 집이 설치돼 있다.  [사진=이숙종 기자]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보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고양이 집이 설치돼 있다. [사진=이숙종 기자]

원 회장은 너무 개방 된 곳에 집이 있게 되면 오히려 관심을 받게 돼 고양이들에게 피해가 될 수 도 있어 고양이 급식소 등은 교내에 배치하지만 가급적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존하며 산다는 것, 생명을 존중하고 봉사를 실천해가는 것. 대학 건학이념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캠퍼스에 사랑의 온기가 가득하다. 한파가 찾아왔다지만 '순처냥이'들은 그래도 견딜 만한 계절이다.

/아산=이숙종 기자(dltnrwh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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