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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첫 여성 CEO의 '무거운 어깨'…구원투수 성공할까


지난해보다 주가 40% 하락…모든 사업부문서 매출하락세·中사업도 난항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차석용 부회장이 실적 부진 등에 책임을 지고 18년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첫 여성 CEO(대표이사) 체제를 맞은 LG생활건강이 실적개선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사장. [사진=LG생활건강]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사장. [사진=LG생활건강]

28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차 부회장 퇴진과 관련해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현재 음료 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이정애 부사장을 LG그룹 첫 여성 CEO로 내정했다.

이 대표는 생활용품사업부장, 럭셔리화장품사업부장과 음료 사업부장을 역임하면서 LG생활건강 전체 사업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정애 대표가 최근 실적 부진에 빠진 LG생활건강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LG생활건강의 실적 부진은 CEO의 능력 문제가 아닌 전반적인 업황 부진과 함께 해외에서의 인지도 저하 등 복잡한 문제가 여럿 얽혀있기 때문이다.

실제 LG생활건강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2% 감소한 1조6천450억원, 영업이익은 1천756억원(-53%)이다. 2분기 역시 같은 기간 매출 1조8천627억원(-7.9%), 영업이익 2천166억원(-35.5%)을 기록했다. 3분기도 7.0% 감소한 1조8천703억원, 영업이익은 44.5% 감소한 1천901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사업 부진 영향으로 영유아 전문 브랜드 '베비언스'에서 액상분유와 분말분유 제품 생산 중단을 밝혔고, 기업 기부금 마저 올해 3분기 기준 전년대비 32% 가량 줄이며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환율 영향 등으로 주력 사업인 화장품 판매가 부진에 빠지면서 실적은 연속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60%대를 차지한다.

문제는 화장품 뿐만 아니라 생활용품과 음료 등 거의 모든 사업 부문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매출이 하락세에 접어 들었다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의 화장품 사업 누적 매출액은 국내 2조5천645억원, 해외 2조9천164억원이었지만, 올해는 절반 가까이 매출이 줄어 1조3천950억원(국내), 1조2천700억원(해외)에 머물고 있다. 또 생활용품 사업도 같은 기간 매출 1조6천833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조원을 넘어선 것보다 20% 가량 줄었든 셈이다. 코카콜라와 환타 등 음료 사업도 부진해 지난해 1조5천919억원 보다 적은 1조3천53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사업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LG생활건강의 입지는 지속적으로 좁아지고 있다. 중국산 화장품의 약진과 중국 젊은 세대들이 자국 화장품 이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는 저가 브랜드의 인기가 치솟은 것도 회사의 실적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LG생활건강은 올해 광군제 행사에서 전년대비 7% 감소한 약 3천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으며,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럭셔리 화장품인 후, 숨, 오휘, CNP, 빌리프, VDL 등의 전체 매출 비중도 감소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100만원을 넘나들던 LG생활건강 주가도 올해 같은 기간에는 40% 가량 하락한 60만원 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다. 또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20% 가량 내린 70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린아 이베스트 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광군제는 통상 마케팅이 집중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3분기까지의) 이러한 흐름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중국 소비 둔화와 광군제로 중국 현지 매출 쏠림을 예상해 4분기도 큰 개선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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